[자동차의 월동준비] 스노우 체인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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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의 월동준비] 스노우 체인 편
  • 박병하
  • 승인 2016.11.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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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도 자연도 겨울나기를 준비하듯, 자동차 역시 겨울나기를 위한 준비가 필요하다. 자동차의 월동준비는 각종 소모품의 보충, 혹은 교체로부터 시작해서 타이어의 점검, 히터 등 공조장치의 점검, 배터리의 점검, 스노우체인을 비롯한 각종 월동장비의 준비 및 점검 등을 통해 이루어 진다. 올 겨울, 당신의 자동차가 안전하고 무탈하게 임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자동차의 월동 준비에 관한 내용을 연속으로 기획했다. 본 기사에서 다룰 내용은 눈길에서 미끄러짐을 방지해 주는 자동차를 위한 덧신, `스노우 체인`에 관련된 내용이다.



스노우 체인은 타이어 체인이라고도 하며, 마찰력을 향상시키기 위해 타이어에 장착, 혹은 부착하는 제품들을 총칭한다. 원형인 타이어에 돌기를 더하여 타이어의 형상을 톱니바퀴처럼 만들어, 이를 이용해 적설면을 찍어 누르는 방식으로 접지력을 확보한다. 겨울 등산에 사용되는 `아이젠`과 같은 원리라고 보면 이해가 쉽다.


스노우 체인은 기본적으로 `구동륜(驅動輪)`, 그러니까 동력을 직접 전달받는 바퀴에 장착해야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 동력을 직접 전달받는 바퀴에 스노우 체인을 장착해야 출발, 주행, 제동 등의 모든 주행 상황에서 스노우 체인의 접지력이 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전륜구동 차량은 앞바퀴에, 후륜구동 차량은 뒷바퀴에 설치하는 것이 원칙이다. 상시 4륜구동(AWD)을 사용하는 차량의 경우, 일반적으로 전륜구동 기반의 AWD 차량은 앞바퀴에, 후륜구동 기반의 AWD 차량은 뒷바퀴에 설치한다. 정확한 내용은 해당 차량의 취급설명서를 참조하는 것이 좋다.


타이어에도 규격이 있듯이, 스노우 체인에도 규격이 있다. 그 때문에 스노우 체인을 구입하기 전에, 자신의 자동차가 사용하고 있는 타이어의 규격에 맞는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기본이다. 사람이 자신의 발 크기에 맞춰서 신발을 구입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하지만 스노우 체인은 다른 자동차용 제품에 비해 표준화가 미비한 편이기 때문에, 제품별로 치수가 상이할 수 있다. 특히, 국내에는 사슬형 체인에만 KS(한국공업규격)가 적용되어 있기 때문에 그 외의 스노우 체인을 선택할 때는 제품에 표시된 치수와 타이어의 규격을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보증체계, A/S, 장착의 편의성 등을 고려하는 것은 그 뒤의 일이다.


스노우 체인을 장착하게 되면 눈길을 평상시대로 주행해도 된다고 착각하는 운전자들이 있는데, 이는 절대로 해선 안될 위험천만한 행위이다. 스노우 체인을 장착한 타이어는 상기하였듯이, 톱니바퀴와 같은 형상이 되기 때문에 승차감에 악영향을 미친다. 자동차 자체에도 적지 않은 부담을 주는 것은 물론이다. 또한, 스노우체인은 타이어와 다른 물성을 지니기 때문에 코너를 고속으로 주행하게 되면 체인이 타이어에서 이탈할 수 있는 위험이 있으며, 이탈한 체인이 차체 내부에 손상을 입힐 수 있다. 따라서 스노우체인을 설치한 상태에서는 절대 40km/h 이상의 속도를 내지 않도록 하며, 눈길이나 빙판 구간을 지난 경우에는 즉시 탈착해야 한다.


스노우 체인은 초기에는 글자 그대로 쇠사슬을 이용한 형태가 오랫동안 주류로 쓰여 왔으며, 오늘날에도 고중량의 대형 자동차들에는 너나 할 것 없이 쇠사슬로 만들어진 스노우 체인을 사용하고 있다. 하지만 승용차를 대상으로 하는 제품들 중에서는 장/탈착의 편의성을 올리기 위한 연구개발이 이루어지면서 일반적인 체인 형태 외에도 다양한 종류의 체인들이 시장에서 시판되고 있다.


스노우 체인은 가방 기본이 되는 `사슬형`을 비롯하여, `와이어형`, `우레탄형`, `원터치형`, `직물형` 등으로 나뉜다. 이 외에 스프레이식으로 타이어에 분사하여 사용하는 `약품형`도 존재한다.



`사슬형 체인`은 타이어를 쇠사슬로 감싸는 방식으로 장착하는 가장 고전적이면서도 정석적인 형태의 스노우 체인이다. 가장 오랫동안 사용된 형태이고 그만큼 가격도 저렴하며, 효과에 대한 신뢰도와 내구력도 가장 높은 형태다. 사슬형 체인은 후술할 다양한 대체품의 등장으로, 승용차용으로는 과거보다 위상이 떨어지긴 했으나, 일반 승용차가 아닌, 상용차나 군용 차량 등에서는 가장 높은 내구력과 신뢰성으로 인해 여전히 널리 사용되고 있다.


사슬형 체인에는 승차감이 다른 체인에 비해 떨어지며 도로가 파손될 우려 또한 존재한다는 단점이 있다. 금속과 노면의 마찰로 인한 소음이 발생하기도 하고 접촉부위가 작아지는 빙판길에서는 미끄러질 위험이 있어 주의를 요한다. 특히, 초보자에게는 장/탈착을 비롯한 취급이 쉽지 않은 점이 가장 큰 단점으로 비춰진다. 사실, 후술할 다른 형태의 스노우 체인들은 사슬형 체인이 지닌 취급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한 방편으로 개발된 것들이라 할 수 있다. 다만 대부분 사슬형에 비해 내구력과 신뢰성 면에서 사슬형 체인을 따라가지는 못한다.



`와이어형 체인`은 와이어에 금속제 스터드를 결합한 구조의 체인이다. 가볍고, 사슬형에 비해 취급이 현저히 용이하여 승용차용 제품 중 가장 널리 보급되고 있는 형태다. 설치는 와이어를 연결한 뒤, 장력이 강한 고무 링을 각각의 와이어에 걸어 체결하는 방식으로, 사슬형에 비해 장/탈착이 간단하다. 하지만 사슬형에 비해, 접지력은 크게 떨어지며, 내구력과 신뢰성도 크게 떨어진다. 이 때문에 상용차 등, 중량이 많이 나가는 차종에 이용하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우레탄형 체인`은 튼튼한 케이블에 스파이크가 박힌 여러 개의 고무/우레탄 패드가 달려있는 형태의 스노우 체인이다. 고무나 우레탄의 특성상 습기에 잘 견디고, 노면과의 마찰력이 우수한데다 패드가 망가지면 망가진 패드만 떼어서 교체하면 된다는 장점이 있다. 취급은 와이어형 체인과 비슷한 정도이고, 승차감 면에서는 사슬형 보다 유리하다. 단, 우레탄 패드는 소모품의 성격이 강하기 때문에 지속적인 유지보수가 필요하다. 구매 전 교체용 패드 구입이 가능여부를 확인하는 것은 필수다. 와이어형 체인과 같이, 사슬형 체인에 비해 신뢰도와 내구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단점이다.



`원터치형 체인(스파이더 체인)`은 방사형의 형태가 특징이다. 이 형태가 거미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스파이더 체인`이라고도 부른다. 휠 중앙에 위치하여 바퀴와 체인을 연결하는 어댑터와 체인으로 구성된다. 주로 우레탄이나 폴리머 소재로 만들어져 중량이 가볍다. 최초 장착 시 어댑터를 장착하는 것이 번거롭지만, 어댑터만 달면 체인의 장/탈착이 매우 편리해진다는 점이 강점이다. 이 덕분에 대형 세단과 RV, SUV에 장착할 수 있는 대형 사이즈를 위주로 출시된다.


하지만 이러한 형태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으니, 그것은 바로 다른 형태의 체인에 비해 압도적으로 비싼 가격을 들 수 있다. 검증된 제조사의 원터치형 체인은 최소 수 십 만원대의 고가품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이러한 유형의 체인을 저급한 품질로 복제한 수준의 물건도 시중에 상당 수가 유통되고 있으므로, 구입 시에 필히 유의하여야 한다. 하지만 요행히 검증된 제품을 구입했다고 해도, 내구성과 신뢰도는 우레탄형 체인과 비슷하거나 그보다 더 낮은 수준이다. 쉽게 말해서, 극강의 편의성을 위해 체인으로서의 성능을 크게 희생한 형태라고 볼 수 있다.



스노우 체인에는 `직물형 체인`도 있다. 직물 표면이 갖는 높은 마찰계수를 이용해 미끄러짐을 방지하는 직물형 체인은 커버를 타이어에 씌우는 방식으로 장착한다. 마치 덧신과도 같은 형태라고 하여 `스노우 삭스(Socks, 양말)`라고도 불린다. 장착이 쉽고 가격이 매우 저렴한데다 사슬형, 고무/우레탄형보다 가볍고 부피가 작아 보관이 쉬우며 소음과 진동이 현저하게 적고 승차감에 영향을 거의 주지 않는 등의 다양한 장점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사슬형이나 고무/우레탄형에 비해 접지력과 제동력이 현저하게 떨어지는 것이 큰 단점이다. 내구성이 부족하여, 눈이 쌓이지 않은 마른 노면에서 사용할 경우 마찰력이 떨어져 찢어질 수 있으며, 심각할 경우 운행 중 찢어져 바퀴 구동축에 휘감기는 사고가 날 수도 있어 주의를 요구한다. 따라서, 후술할 스프레이 체인에 비해, 용도가 꽤나 제한적이고 임시방편 수준의 성능만을 발휘하는 유형이라 할 수 있다. 다만, 일본의 홋카이도나 유럽의 스칸디나비아 지역, 북미의 알래스카 등, 겨울 내내 눈이 많은 지역에서는 아예 이러한 스노우 삭스를 여러 개 싣고 다니면서 값싼 소모품 개념으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그 외에 스프레이로 약품을 타이어에 분사하여 사용하는 `약품형 체인`도 존재한다. 마른 타이어에 도포 시 주성분인 고분자수지와 유기용제가 눈길에서의 접지력을 높이는 원리를 이용한다. 이 때문에 마른 타이어에 도포 후 약 3~5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운행을 해야 효과를 볼 수 있다. 가격은 보통 5천원 내외로 다른 체인에 비해 매우 저렴하다.


그러나 이러한 형태는 체인이라고 하기도 민망한 수준의 효과를 지니고 있다. 또한, 약품을 도포하는 형태인만큼, 효과가 극히 일시적으로만 작용하며, 타이어의 마모 상태에 따라서 효과를 보지 못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아무것도 준비가 되어 있지 않은 상황에서 임시반편으로 사용하는 정도라고 보는 것이 옳다. 접착제 성분으로 이루어져 이를 제거하기 번거롭다는 것 또한 단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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