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렉시트가 자동차 제조업체에게 관세 폭탄을 안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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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렉시트가 자동차 제조업체에게 관세 폭탄을 안기다
  • 윤현수
  • 승인 2017.03.14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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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한 해 유럽 전역을 떠들썩하게 했던 브렉시트(Brexit)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영국의 유럽연합 탈퇴가 결정되기 직전인지라, 기업들은 이를 대비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고군분투 하고 있다. 브렉시트가 영국 내의 기업들에게 끼치는 영향력이 굉장하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동차 업계에도 상당한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특히 영국이 EU 국가들과의 `관세 동맹`에서도 이탈하고자 하는 `하드 브렉시트`를 선언하며 글로벌 기업들은 이에 따른 사업 환경의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고심 중에 있다.



현재 업계 전문가들은 브렉시트 시행 시, 영국에서 유럽 국가들로 수출되는 자동차에 10% 관세가 붙으며, 부품 수입 과정에서도 적용되는 관세가 여러 번 중첩된다고 언급했다. 또한 파운드화가 약세를 보이며 부품 수입비용이 크게 증가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현재 영국산 차의 평균 현지부품 조달 비율은 2017년 기준 41%에 불과하여 여타 유럽 국가에서 조달하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크다. 그리하여 브렉시트가 계획대로 진행될 경우 영국 자동차 업계에 큰 파급력을 안겨줄 것이다. 이를 이유로 영국 내 완성차 제조업체들은 이와 같은 손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현지 부품 조달 비율을 끌어올리려 한다. 브렉시트로 하여금 생겨난 충격에 대비하고자 하는 것이다.



일례로, 브렉시트가 일본 자동차 제조사인 닛산에게 5억 파운드의 손실을 입힐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브렉시트 시행되면 선덜랜드에 위치한 닛산 제조공장에서 생산되어 EU로 수출되는 `캐시카이`에 10% 관세가 더해진다. 여기에 EU 소속 유럽 국가의 자동차 부품을 수입하면 최소 2.5%에서 최대 4.5%의 관세가 부가된다. 관세로 인한 부가 비용의 증가로 손해가 생기는 것이다. 앞서 언급했듯, 영국 자동차 제조업체들의 현지 부품 조달 비율이 낮기 때문에, 관세로 인한 피해가 막심할 수 밖에 없다.


닛산 선덜랜드 공장은 2016년 32만대의 캐시카이를 생산했고, 이 중 60%는 EU 국가들에게 수출되었다. 닛산은 작년 10월, 영국 재무부로부터 EU 시장에 대한 무관세 수출을 계약하고 캐시카이 후속 모델과 X-Trail 모델 생산 설비 확충을 위해 선덜랜드 공장을 확장하기로 발표했었다. 그러나 브렉시트가 확정 직전에 다다르며 닛산은 투자 계획을 변경할 처지에 놓인 것이다. 야심 차게 진행했던 무관세 수출 계약이 수포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닛산은 이러한 손해를 극복하기 위해 영국정부에 원산지 규정 충족을 위한 제도적 지원을 요청했다.



브렉시트 발(發) 파문으로 맥라렌은 절반 가량의 현지 부품조달비율을 3년 간 58%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라 밝혔다. 또한 최근 독일 오펠을 인수하는 데에 성공한 PSA는 영국 내 부품 조달 비율이 4분의 1에 불과하다. 이를 방치하다간 막심한 손해가 발생할 수 있기에 PSA 역시 현지 조달 비율을 늘리려 하고 있다.



브렉시트는 별안간 영국 기업들에게 관세 혁명을 안겨주며 부품 수급 방향을 완전히 바꾸게 하고있다. 관세 동맹을 통해 부담 없이 회원국들과 부품을 주고받던 자동차 제조 업체들은 곧 울며 겨자먹기로 `신토불이` 체제로의 변화를 받아들여야 한다. 기업의 궁극적 존재이유인 `이윤 창출`을 최대화하기 위해선 어쩔 수 없는 조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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