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덤에서 돌아온 SUV 4종] 제2편 랜드로버 디펜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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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덤에서 돌아온 SUV 4종] 제2편 랜드로버 디펜더
  • 박병하
  • 승인 2017.06.05 1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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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SUV 시장을 향한 소비자의 반응이 아주 뜨겁다. 그리고 자동차 제조사들은 이를 반영하기라도 하듯이, 다양한 종류의 SUV를 시장에 선보이고 있다. SUV 라인업 강화는 일반적인 제조사는 물론, 프리미엄 브랜드에서도 경쟁적으로 일어나고 있으며, 근 몇 년간 국내에서만 10종이 넘는 신형 SUV들이 꾸준히 출시되었다. 그리고 여기 4대의 SUV가 있다. 이들은 과거에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으나, 급변하는 시장 경향에 따라 단종이라는 이름의 장례를 치르게 된 차종들이다. 하지만 SUV 시장의 지칠 줄 모르는 강세는 무덤 속에서 잠자고 있던 이들은 재도약의 발판을 만들었다. 그 주인공들은 `지프 와고니어`, `랜드로버 디펜더`, `포드 브롱코` 그리고 `토요타 FJ 크루저` 4종이다. 이번 편은 지난 `지프 와고니어`에 이어, `랜드로버 디펜더`의 부활 소식을 알아보자.


아이콘의 탄생, `랜드로버 디펜더(Land Rover Defender)`


랜드로버에게도 최근 요동치는 SUV 시장을 위한 비장의 무기가 있다. `아이콘` 랜드로버 디펜더가 그것이다. 랜드로버 디펜더는 1948 `랜드로버 시리즈(Series)`라는 이름으로 시작되어, 휠베이스에 따라 93인치 휠베이스 모델의 경우 `90(Ninety)` 그리고 110인치 모델의 경우 `110(One Ten)`으로 불렸다. 그리고 1989년 랜드로버 디스커버리 모델이 출시되고 나서야, 디펜더라는 이름을 받게 된다.


랜드로버 디펜더가 첫 등장한 1948년부터 단종된 2015년에 이르기까지, 디펜더는 반세기를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그 오랜 역사 동안 디펜더는 많은 사랑을 받아 온 차종이었다. 랜드로버 디펜더는 특유의 각진 외형과 강력하고 신뢰할 수 있는 험로 주파 능력으로 여행가와 모험가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이외에도 랜드로버 디펜더는 영국 육군(British Army)의 다목적 기동 차량으로도 선정되어, 영국이 참전한 전 세계의 전장을 누비고 다녔다. 다양한 목적으로 사용된 랜드로버 디펜더지만 그 외형은 크게 변한적이 없었다. 자동차 업계가 끊임없이 발전을 거치는 동안 꾸준하게 같은 모양으로 그 자리를 지킨 랜드 로버 디펜더는 오프로드 자동차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았다.


랜드로버 디펜더는 2015년에 단종을 맞았다 그러나 랜드로버 디펜더는 대중에게 인기 없는 차종이 아니었다. 실제로 단종 직전까지 1만 7천 대 가까이 팔아 치우며, 소비자들의 애정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유로5에 비해서도 엄격하게 강화된 유로6의 규제 앞에선 그 인기도 무용지물이었다. 강력한 험로 주파 능력의 원동력이 된 디펜더의 엔진은 친환경성을 추구하는 근래의 엔진과는 동떨어진 구식 설계를 지닌 엔진이었다. 디펜더의 단종에는 랜드로버의 고집이 자초한 면도 없지 않다. 그 고집을 알 수 있는 예로, 랜드로버는 디펜더의 튼튼한 차체강성과 주 고객층이 오프로드 주행을 즐긴다는 이유로 디펜더에 에어백을 설치하지 않았다. 그리고 단종 직전까지도 랜드로버 디펜더에서 에어백을 찾아볼 수 없었다. 마찬가지로 자동차 업계에서 부는 친환경 엔진의 바람에서, 랜드로버는 구식 엔진이 가진 정비의 용이성을 포기할 수 없었다. 그리고 2015년 1월 29일, 마지막 랜드로버 디펜더가 공장에서 출고된다.


많은 사랑을 받은 디펜더의 퇴장이었지만, 그리 슬프지 않았다. 왜냐하면 랜드로버는 이미 상기한 배기가스 및 안전 관련 문제가 불거질 무렵부터 디펜더의 전면적인 모델 체인지를 준비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2011년의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 랜드로버는 디펜더의 후예가 될 DC(Defender Concept) 컨셉트카를 공개했다. 새로운 디펜더로서 활약하게 될 랜드로버 DC 컨셉트는 과거의 디펜더처럼 휠베이스 길이를 의미하는 `100`이라는 넘버링까지 추가했다. 하지만 차의 분위기 자체는 크게 바뀌었다. 투박한 강철 상자와 같았던 디펜더만의 특색은 대부분 사라졌다. 새로운 디펜더의 얼굴은 공기를 덜 거스르는, 매끈하고 유연한 외형을 지니고 있었다. 디펜더를 사랑했던 대중이 기억하는 투박하지만 상징적인 형상은 사라지고, 현행 랜드로버 양산 차 라인업과같이 세련된 모양새만 남은 것이다. 하지만, 이는 랜드로버가 디펜더를 되살리기 위해 디펜더에 대한 고집을 꺾은 것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이다. 이외에도 랜드로버 디펜더는 날로 엄격해져만 가는 환경 규제에 대응할 수 있는 고효율 엔진의 채용과 안전 규제를 만족하기 위한 에어백가지 채용함으로써, 부활을 위한 준비를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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