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이름, 다른 분야] - 토요타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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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이름, 다른 분야] - 토요타 편
  • 박병하
  • 승인 2017.06.09 11: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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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에는 다양한 형태의 자동차를 만드는 수많은 자동차 제조사들이 존재한다. 이들 제조사들 중에는 `자동차만` 만드는 제조사들이 다수이기는 하지만, 모든 자동차 제조사들이 자동차만 만드는 것은 아니다. 자동차 공업은 기본적으로 중공업의 가장 큰 대분류 중 하나이며, 여기서 파생된 기술들은 다른 분야에도 활용할 수 있는 여지가 많다.



그래서 규모가 큰 기업들 중에서는 자동차 제작을 본업으로 하되, 이를 활용한 기타 육상용 중장비나 엔진, 혹은 대형 기업인 경우, 상당수가 방위산업에도 손을 대고 있으며, 그 역도 존재한다. 또한, 자동차와는 별다른 연관성이 보이지 않는 분야에 손을 대는 경우도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같은 울타리 안에 있기만 한 경우도 있지만, 지금은 이름만 같을 뿐, 현재는 분사되어 각각 제 갈 길을 걷고 있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그렇다면 자동차 제조사로 알려진 기업들이 벌이는 `다른 일`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본지에서는 자동차 회사들이 벌이는 `다른` 사업 분야에 대해 연속으로 다룬다. 본 기사에서 다룰 기업은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토요타`에 대한 이야기다.


글로벌 기업 토요타 자동차의 뿌리, 토요다 자동직기 제작소

토요타가 벌이고 있는 다른 분야의 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려면, 먼저 토요타라는 기업의 연원에 대하여 짚고 넘어갈 필요가 있다. 그들의 역사는 1926년, 창업주인 토요다 사키치(豊田佐吉)가 현재의 일본 나고야에 `주식회사 토요다 자동직기 제작소(株式会社豊田自動織機製作所)`세움으로써 시작되었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그들은 직물을 짜는 기계인 직조기(織造機, 일본어로 직기(織機)라고 함)를 만드는 것부터 시작했다. 이들은 직조기 외에도 실을 뽑는 방적기(紡績機)역시 제작했다.



토요다 자동직기 제작소의 창업주이자, 발명가이기도 한 토요다 사키치는 기존 제품의 단점을 끊임 없는 연구를 통해 개선해 나가며, 일본의 직조기 제작 기술 수준을 크게 끌어 올렸다. 그는 G형 자동직기 외에도 다양한 형태의 직조기와 방적기를 발명했으며, 그 중에는 원통형의 직물을 짜는 환형직기(環状織機)도 포함되어 있다. 이 환형직기는 아이치 현 나고야 시에 위치한 토요타 산업기술 기념관의 입구에 전시되어 있다.



토요다 자동직기 제작소의 주력 상품은 창업주이자, 발명가이기도 한 토요다 사키치의 걸작으로 꼽히는 `G형 자동직기(G型自動織機)`였다. 토요다의 G형 자동직기는 한 명의 작업자가 4개의 직조기를 동시에 제어 및 관리할 수 있었으며, 심지어는 실이 끊기면 자동으로 기계를 정지시키는 기능까지 지니고 있었다. 토요다의 G형 자동직기는 세계적인 수준의 품질과 기술력을 인정 받아, 20여개의 특허를 받았다. 이 G형 자동직기는 21세기인 지금도 일본의 오래된 중소규모 공방에서 사용하고 있는 사례가 존재할 정도로 우수한 성능과 신뢰도를 자랑했다.



이후, 영국의 직조기 회사였던 `플랫 브라더스(Platt Bros & Co Ltd)`사(社)가 10만 파운드의 거금을 주고 G형 자동직기의 권리를 구입, 토요다 자동직기 제작소는 이 자금을 통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그 도약을 위한 새로운 사업이 바로 자동차 부문이었다. 이후, 토요다 사키치의 아들인 토요다 키이치로(豊田喜一郎)가 주도한 토요다 자동직기 제작소의 자동차 사업부가 지금의 세계적인 자동차 기업, 토요타자동차의 모태가 되었다.


이름은 그대로지만 종목은 더욱 다양해졌다

토요타자동차의 뿌리가 되는 기업이자, 토요타의 이름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는 토요타자동직기 제작소는 현재에도 토요타자동직기(豊田自動織機)라는 이름으로 존속하고 있음은 물론, 자동차를 통해 처음 사업을 확장하고자 했던 그 시절보다 더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 활동을 전개해 나가고 있다. 토요타자동직기가 진행하고 있는 사업 분야는 크게 `자동차 부문`과 창립 초기부터 본업이었던 `섬유기계 부문`, 그리고 산업차량 부문의 세 가지 부문으로 나뉜다.



자동차 부문에서는 말 그대로, 완성차를 직접 생산하는 것은 물론, 자동차에 필요한 각종 부품들을 생산한다. 현재 토요타자동직기가 생산하고 있는 완성차는 내수 시장에서 판매 중인 토요타 비츠(Vitz)와 토요타 RAV4 등이 있다.



자동차용 부품으로는 자동차의 각종 창에 사용되는 유리제품을 비롯하여, 엔진, 터보차저, 에어컨 컴프레서, 자동차용 전장제품은 물론, 자동차의 부품을 제작하는 데 필요한 프레스 금형까지 제작하고 있다. 심지어는 토요타 미라이 등의 수소 연료전지자동차에 필요한 공기 압축기는 물론, 수소 순환 펌프 등의 부품까지 생산하고 있다. 유리제품으로는 토요타 프리우스V에 사용되는 파노라마 루프와 토요타 86의 뒷유리 등을 생산하고 있고, 토요타 자동차의 상용차량 및 수출용 차량에 탑재하는 디젤 엔진 5종과 토요타 RAV4에 사용되는 2.5리터 2AR-FE 엔진도 이곳에서 생산한다. 이 외에도 전기차의 충전을 위한 충전 스탠드까지 생산하고 있다.



현재의 토요타 그룹의 밑바탕이 된 본업이라 할 수 있는 섬유기계 부문에서는 창업 때와 같이, 실을 뽑는 방적기와 실을 직물로 짜는 직조기를 꾸준히 만들어 오고 있다. 토요타자동직기의 방적기는 간단한 제어로 모든 패턴의 원사(原絲)를 뽑을 수 있도록 제작되며, 방적기 제조업체로서 세계최초로 실의 색상과 굵기를 자유롭게 설정 가능한 장비를 개발하여 자사 제품에 적용 중이다.



직조기에서는 공기의 힘을 이용하여 씨실을 이동시키는 에어제트 방식 직조기를 생산하고 있으며, 빠른 작업 시간과 높은 신뢰도는 물론, 현장의 작업자를 배려한 우수한 조작성 등으로 세계 시장에서 인정받고 있다.





산업차량 부문에서는 토요타 L&F 브랜드로 생산중인 지게차 및 물류 시스템 장비를 비롯하여, 각종 산업용 차량과 물류 장비들을 생산 중에 있다. 또한, 2003년부터 토요타자동직기의 자회사로 편입한 아이치 코퍼레이션을 통해, 고소작업차 등의 특장차도 생산 중이다. 토요타 L&F 브랜드의 지게차는 일본 시장 판매량 톱을 달리고 있는 토요타자동직기의 대표 제품군으로, 내연기관은 물론, 전동지게차를 비롯하여, 0.5톤급부터 40톤급 이상까지 커버하는 다양한 지게차 라인업을 꾸리고 있다. 이 뿐만 아니라, 물류 작업에 필요한 레벨러나 견인차량, 로더, 보관 장비 등, 물류 관리에 필요한 장비 전반을 제작 및 판매하고 있다. 이 외에도 공장이나 기관 및 각종 시설에서 사용하는 대형 청소 차량 역시 생산 중이다. 아이치 코퍼레이션은 일본의 고소작업차 시장에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 기업으로, 우수한 안전도와 작업 편의성 등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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