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고 예방이 최우선", ADAS 보급에 속도 내는 일본... 우리나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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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고 예방이 최우선", ADAS 보급에 속도 내는 일본... 우리나라는?
  • 윤현수
  • 승인 2017.08.16 1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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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경부고속도로에서 끔찍한 사고가 있었다. 원인은 졸음 운전이었다. 버스 운전기사가 열악한 근무환경 탓에 여태껏 쌓여온 피로에 파묻힌 것이었다. 졸음 운전으로 버스는 잠시 무방비 상태가 되었고, 결국 전방에 있던 승용차와의 추돌을 막지 못한 채 다중 추돌 사고를 일으켰다.


특히 버스가 1차로 덮친 승용차 탑승객 네 명이 모두 사망하여 많은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언론이 주목한 부분은 대형 상용차 운전자들의 근무 요건과 주행 보조 장치에 대한 필요성이었다.


1년 전인 2016년 7월에도 영동고속도로에서도 유사한 사건이 있어 관련 법안을 개정하는 데에 이르렀다. 이듬해인 2017년 1월부터는 새로 출시되는 11미터 이상의 승합 차량 및 20톤을 초과하는 대형 상용차에 자동 긴급제동 장치(Autonomous Emergency Braking System, 이하 AEB)를 의무적으로 장착해야 하는 법이 시행되고 있다.


그러나 해당 법안은 `새로 출시되는` 차량들 기준인지라 여전히 도로를 돌아다니는 대부분의 버스들은 AEB는 물론, 여타 첨단 운전자 보조시스템(이하 ADAS) 장비들을 품지 못했다. 대형 상용차는 승용차에 비해 숫자가 적으나, 덩치와 크고 무거워 일반적인 승용차보다 사고에 대한 피해 규모가 큰 편이다. 따라서 보다 철저한 사고 대비 시스템이 필요하다.


대형 상용차에 대한 법안 개정에 대해 역설했으나 ADAS의 중요성은 대한민국 도로 대부분을 차지하는 승용차들에도 접목되어야 하는 것이다.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도 ADAS의 보편화에 힘찬 바람이 불고 있고, 앞서 언급했던 대로 대형 상용차에는 AEB 의무화가 시행되고 있고, 승용차에도 해당 법안이 적용될 전망에 있다.


또한 일부 경차 모델에는 대응 범위에 차이가 있는 AEB가 선택사양으로 제공되기도 하며, 대부분의 자동차에 AEB를 비롯한 ADAS가 장착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러한 내용으로 볼 때 나름대로 순항을 타고 있는 모양새지만, 이웃나라 일본과 비교하면 사실 적극적인 형세라 보기엔 부족한 측면이 있다.


일본은 이미 ADAS가 실제 도로에서의 사고 예방 파급이 엄청나다는 것을 파악하고 적극적인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일본 자동차 업체들은 일찍이 엔트리카이자 주력 세그먼트 경차에도 레이더나 카메라 등을 사용한 충돌 회피 및 제동 시스템을 집어넣어왔고, 관련 법안 발의도 활발하게 진행되어왔다.


일본 정부는 올해 초부터 ADAS를 장착한 차량에 세금을 줄여주는 혜택과 보조금까지 쥐어주는 정책을 고려해왔고 현재는 일사천리로 진행 중에 있다.


이러한 주행 보조 장치를 장착한 차량에 보조금을 지원하기 시작했던 곳은 카가와 현이다. 해당 지역은 이미 2016년부터 고령 운전자를 위한 첨단 안전자동차 (ASV – Advanced Safety Vehicle)에 보조금 제도를 시행하여 2016년 한 해에 1천명이 넘는 소비자에게 지원금을 지급했다.


그리고 카가와 현은 2017년에 예산을 늘려 1,500대 가량 보조금을 지급할 예정이며 올해를 기점으로 ADAS를 장착한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지방자치단체가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일본 정부는 카가와 현의 선구자적인 움직임에 감회를 받은 것인지, 올해 4월부터 AEB와 페달 조작 실수를 감지하면 가속 시스템을 제어하는 장비 등과 같은 안전 운전 보조 장비 등을 장착한 자동차를 `안전운전 지원 자동차`로 정의하고, 해당 차량에 보조금을 지급하여 보급을 확대할 전망을 펼쳤다.


그 결과 히노하라에서는 ASV 구매자에게 최대 50만엔 (한화 약 514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며, 토요타시도 4,200만엔의 예산을 확보하여 AEB 장착 차량에 2만엔을 지급하며, 차선이탈 경보 장치가 포함되면 추가로 1만엔을 지급한다.


현재 이러한 지방자치단체의 움직임은 서서히 퍼져나가며 ADAS 차량 보급에 박차를 가하고 있어궁극적으로 일본 내 교통사고 발생률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일본 국토교통성은 이러한 보조금 지원 이외에도 `안전운전 지원 자동차`에 세금을 감면해주는 법안도 검토 중에 있다.


이미 ADAS나 그 핵심이 되는 AEB는 미국과 유럽의 자동차 충돌 안전테스트를 관장하는 기관에서 그 실효성을 충분히 입증해온 주행 안전 장비다. 우리나라 역시 완성차 업체들이 나서 장비 보급에 힘을 쓰고 있으나, 정부는 일본과 같이 적극적인 자세를 취하진 않고 있다. 보조금만이 능사는 아니지만, 보다 확실한 초기 보급에 있어 정부 보조금만한 확실한 카드도 없다는 것을 일본이 몸소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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