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의 열정과 미래가 만나다, 인피니티 `프로토타입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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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의 열정과 미래가 만나다, 인피니티 `프로토타입 9`
  • 윤현수
  • 승인 2017.08.25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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닛산의 프리미엄 브랜드, 인피니티는 자동차 역사의 최첨단을 달리는 전기차, 그리고 레트로스펙트를 짙게 풍기는 오픈 휠 타입의 로드스터의 조합을 빚어냈다.

이 과거와 미래의 공존이 펼쳐진 컨셉트카의 첫 무대는 자동차 역사를 이끌어 온 노장들의 성지, `2017 페블비치 콩쿠르 델레강스(Pebble Beach Concours d'Elegance )`다.

`프로토타입 9`이라 명명된 이 모델은 1940년대를 달렸던 레이스카를 재해석했다. `70년의 세월 동안 창고 깊숙이 숨어있던 차가 발견된다면`이라는 전제하에 빚어진 이 컨셉트카는 일본 최초의 그랑프리에서 발현된 뜨거운 열정과, 인피니티가 첨단을 달리며 품어온 예술성과 힘을 동시에 표현하는 작품이다.

인피니티 글로벌 디자인 부사장인 알폰소 알바이사는 "만약 인피니티가 1940년대 당시, 레이스카를 만들었다면, 이 오픈 휠 로드스터로 당시 유명했던 타마가와 스피드웨이를 질주하지 않았을까요?"라며 순수한 상상으로 이 컨셉트카를 빚어냈음을 표현했다.

이름에 숫자 `9`이 붙어있는 이유도 재미있다. 일본어로 9를 발음하면 `큐`와 유사하게 들린다. `Q` 네이밍을 통해 라인업을 꾸리는 인피니티의 `프로토타입`이라는 가정이라는 것이다. 상상력과 더불어 언어유희를 가미한 그들의 생각이 발칙할 따름이다.

슬릭한 실버 컬러에 오픈휠 타입의 바디는 마치 1930년대 유럽 모터스포츠를 뜨겁게 달궜던 `실버 애로우`를 연상케 하기도 한다. 자그마한 바디는 사다리꼴 형태의 프레임으로 제작되었고 차체를 이루는 패널들은 타쿠미(장인)들에 의해 망치질되어 다듬어졌다.

이러한 담금질을 통해 다져진 차체에는 인피니티 시그니처 디자인들이 담겨있다. 가령, 고래의 입을 연상시키는 더블아치 그릴은 실제 도로를 돌아다니는 인피니티들의 상징이다. 그리고 강렬하게 뻗은 사이드 캐릭터 라인과 범퍼의 과장된 볼륨들 역시 브랜드 캐릭터를 이야기하는 부분이다.

노즈 끝자락에는 인피니티 엠블럼이 3차원으로 입체화되어 후드 오너먼트로 자리하며, 촘촘한 바퀴살도 인피니티가 의도한 레트로스펙트 요소들이다.

캐빈에도 앉아보자. 3-40년대의 레이스카를 연상시키는 미니멀리즘의 극치를 보인다. 가령 `센터페시아`라는 단어는 떠오르지도 않는다. 최소한의 토글 스위치만 내장하고, 기어노브도 컴팩트하기 그지없다. 특히 압권은 스티어링 휠이다. 알루미늄 스포크 사이에 위치한 계기판으로 운전자는 주행 상황에 무관하게 계기판의 정보와 운전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한다.

클래식하기 그지없는 프로토타입 9는 그 생김새와는 어울리지 않게 닛산의 차세대 전기 파워트레인이 장착된다. 힘의 중심인 전기 모터의 경우, 최고출력 148마력에 최대토크 32.6kgm의 파워로 뒷바퀴를 굴린다.

언뜻, 레이스카치곤 출력이 낮은듯한 기분이지만, 공차중량이 890kg에 불과하다. 따라서 정지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는 5.5초만에 도달할 정도로 가벼운 발놀림을 보인다. 아울러 서킷을 위한 컨셉트카인만큼, 30kWh 배터리는 힘껏 트랙을 질주했을 때 최대 20분간 달릴 수 있다고 한다.

알폰소 알바이사는 프로토타입 9을 바라보며 "우리는 아름다운 스타일링에 고성능, 그리고 진보적 기술을 갖춘 인피니티가 `프린스` 브랜드의 DNA를 공유한다는 것에 기쁨을 느낀다."고 말했다.

`프린스`는 인피니티, 그리고 닛산 역사에 있어 빼놓을 수 없는 이름이다. 일본 그랑프리에서 R380이라는 전설적인 레이스카로 포르쉐를 꺾은 자그마한 자동차 브랜드였다. 닛산으로의 합병이 눈앞에 있던 그들이 마지막으로 보여줄 수 있는 불꽃이 바로 R380이었다.

그는 프린스가 보여준 포기를 모르는 열정이 오랜 세월 이어지며 지금의 닛산, 그리고 인피니티 브랜드의 존립을 가능케 했다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인피니티는 존재하지 않았던 과거를 상상하며 빚어낸 차체에, 현재와 미래를 아우르는 심장을 담았다. 그 누가 이 아름다운 자태에서 눈을 뗄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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