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MW M5,슈퍼 세단의 왕좌를 갈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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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 M5,슈퍼 세단의 왕좌를 갈구하다
  • 윤현수
  • 승인 2017.09.15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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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군'다운 모습으로 슈퍼 세단 시장의 왕좌에 앉아있던 메르세데스-AMG E63에게 주의를 해줘야겠다. 챔피언 타이틀을 탈환하기 위해 BMW M5가 칼을 겨눈 것이다. BMW는 보다 확실하게 승기를 거머쥐기 위해 6세대 M5에 역대 처음으로 xDrive를 기본 장착하고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렸다.

지난 2016년 11월, 메르세데스-AMG는 LA 오토쇼 개막을 앞두고 E 클래스의 최상위 퍼포먼스 모델인 E63을 공개했다. 메르세데스-AMG는 자사의 슈퍼 세단에 브랜드 특유의 과격한 디자인을 입히고 600마력을 상회하는 8기통 바이터보 엔진을 심어 슈퍼카 부럽지 않는 성능을 자아내도록 다듬었다.

특히 완성도가 극에 달했던 W212 E클래스를 기반으로 빚어낸 터라 해외 전문 매체들은 입에 침이 마르도록 이 독일제 슈퍼 세단을 극찬했다. 그들은 단단하고 믿음직한 섀시에 담아낸 612마력(S 기준)짜리 과급기 심장이 일말의 두려움까지 자아낼 정도로 오싹한 파워를 지녔다고 전했다. 심지어 이 모든 것들을 세련된 끝마무리로 다듬어 흠잡을 곳이 없단다.

실제로 이 슈퍼세단의 V8 엔진은 `63`이란 레터링을 달고 있는 자동차의 심장임에도 4리터에 불과한 배기량을 지녔다. 그러나 트윈 터보차저 덕에 최고출력이 570~612마력에 달하고 최대토크 역시 76.5~86.7kg.m를 기록하며 마치 슈퍼카 브랜드의 일원과도 같은 면모를 자랑한다.

여기에 AMG의 변속기 기술을 총 동원해 담금질한 AMG 스피드시프트 MCT가 합을 맞춰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 불과 3.4초 만에 도달하여 운전자의 간담을 서늘케 한다. 여느 슈퍼 세단들과 마찬가지로 안전 제한 탓에 최고 시속은 250km에 머물지만 AMG 드라이버 패키지를 추가하면 속도계 바늘이 `300`까지 치닫는다.

특히 상황에 따른 유연하고 능동적인 4매틱 플러스 덕에 단단한 섀시와 강력한 심장이 연주하는 오케스트라를 완벽하게 마무리 짓는다. 고급감이 넘치던 인테리어는 탄소섬유와 알칸타라로 덮으며 카리스마를 겸비하도록 했다. 메르세데스-AMG가 적어낸 이 서사시와 여러 무용담들을 읽고 있자니, `역사상 가장 완벽한 슈퍼 세단`이라는 수식어가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한편, 자동차로 스피드를 즐기는 비디오 게임, `니드 포 스피드`의 신작 트레일러 공개와 함께 최초 공개를 이룬 6세대 BMW M5는 슈퍼카들이 주를 이루는 게임의 선행 영상과 함께 등장하며 `슈퍼 세단`의 왕좌를 탈환하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우렁찬 울음소리와 함께 탄생을 알렸던 1985년 이후 M5는 스포츠 세단의 정수를 표현한 M3의 상위급 모델로서 보다 고급스럽고 강력한 퍼포먼스 세단의 면모를 자랑했다. 그러나 세대가 흐를수록 점점 비대해졌다. 경량화 기술을 동원하긴 했으나 지나치게 불어버린 몸뚱이 탓에 5세대 이르도록 다이어트에 성공한 적이 없었다. 최첨단 전자장비들이 몸뚱이를 가득 채우는 통에 움직임에도 조미료 맛이 난다는 평이 들끓었다.

역사상 가장 성공한 5시리즈인 F10은 지나친 대중화에 대한 포커싱 덕에 결국 정체성을 희석시켰다는 명암이 공존했다. 이미지 리딩을 위해 태어난 F10 M5는 결국 슈퍼 세단 시장에서 압도적인 면모를 보여주지 못했다. 특히 성능 면에서도 최대 라이벌인 E63보다 다소 열세에 있었다.

그런데, F90 5시리즈 역시 역대 모델들과 다를 바 없이 선대 모델보다 커졌다. 곧 전장이 5미터를 뛰어넘을 기세로 성장한 5시리즈를 기반으로 탄생한 6세대 M5는 xDrive AWD 시스템을 기본으로 장착했음에도 선대 M5보다 무게가 줄어든 것이 주목해야 할 점이다.

몸은 한결 가벼워졌으나 스포츠 드라이빙에 어울리지 않는 사륜구동 시스템이 들어갔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M5의 네 바퀴를 책임지는 xDrive는 BMW M GmbH가 M5를 위해 개발한 고성능 AWD 시스템이다. 액티브 M 디퍼렌셜과 치밀한 전략을 구성하며 뒷바퀴 중심의 역동적인 드라이빙을 가능케 한다. 그러면서도 AWD 특유의 안정적인 밸런스도 고려하여 최적의 움직임을 지향했다.

파격적인 다운사이징을 꾸준히 이어온 E63과는 달리 M5는 배기량을 유지하면서 파워를 향상시켰다. 이제는 꾸준히 거대한 배기량으로 분위기를 압도했던 E63보다 되려 배기량이 크다. 4.4리터 V8 바이터보 엔진은 600마력의 고지를 점령했고, 최대토크도 76.5kg.m을 분출하게 되었다.

출력 향상 폭이 크다고 보긴 힘들지만, 신형 M5는 정지 상태에서 시속 100km까지의 가속을 무려 3.4초 만에 끝마치며 맹렬한 가속력을 자랑한다. 이는 선대 모델보다 0.9초나 앞당긴 수치에, 출력과 토크가 우위에 있는 메르세데스-AMG E63 S와 동일한 기록이다. 이는 모델 최초로 장착된 AWD 시스템이 안정적인 트랙션을 자아내고, 차체 일부에 CFRP (탄소섬유 강화 플라스틱)과 더불어 알루미늄 사용을 통한 경량화로 이뤄낸 쾌거다.

또한 6세대 M5는 수동변속기, SMG, M-DCT 등을 사용해왔던 선대 모델과는 달리 재래식 자동변속기로 엔진의 힘을 바퀴로 전달한다. M 디비전은 8단 스텝트로닉 변속기로도 번개 같은 변속 속도를 재현할 수 있다고 믿는 모양이다.

실제로 전통적인 구조를 지니는 이 변속기는 M-DCT에 버금가는 변속 속도는 물론, 완벽한 기어비 구성으로 슈퍼 세단의 덕목을 완벽히 만족시킬 것으로 보인다. 완전히 새로운 분위기의 기어노브를 만지작거려 기어를 조작할 수도 있고, 스티어링 휠 뒤편에 마련된 패들 시프트를 딸깍거리며 스포츠카 분위기를 만끽할 수 있다.

한편, BMW는 M5의 탄생을 축하하기 위해 출시와 함께 `퍼스트 에디션`이란 이름으로 프로즌 다크 레드 메탈릭 페인트를 뒤집어쓴 400대 한정 M5도 공개했다.

M5는 슈퍼 세단 시장의 주인공은 `나야 나`라며 얼굴을 들이밀기 시작했다. 그리고 본격적인 M5의 출시가 이뤄지는 내년 봄, AMG E63와의 슈퍼 세단 타이틀 매치가 성사되며 전 세계 자동차 팬들의 가슴을 설레게 할 것으로 보인다. 겉모습만 점잖은 이 두 괴물이 바라보는 행선지는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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