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가 그리는 이동과 거주의 공존, '심비오즈 2' 컨셉트
상태바
르노가 그리는 이동과 거주의 공존, '심비오즈 2' 컨셉트
  • 윤현수
  • 승인 2017.12.20 17:4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미래 자동차의 화두는 단연 ‘전동화’, ‘커넥티비티’그리고 ‘자율주행’이다. 전 세계 자동차 브랜드들은 이러한 화두를 중심으로 자사의 미래 먹거리 사업을 구상하고 있는 중이다. 또한 자사의 비전과 새로운 자동차들을 이 테마들을 통해 빚어가고 있다.

프랑스 자동차 브랜드 르노는 ‘심비오즈(Symbioz)’라 이름 붙인 컨셉트카를 통해 미래 자동차 세계를 말한다. 올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IAA)에서 공개된 이 컨셉트카는 앞머리에 큼직하게 박혀있는 르노 엠블럼과 헤드램프 너머 범퍼까지 침투한 기다란 ‘C’자형 LED로 르노가 빚었다는 사실은 명확히 알렸다.
 
그러나 쇼카다운 희미하면서 휘황찬란한 디테일과 두루뭉술하게 빚은 차체 탓에 비현실적인 면모를 지닌 자동차라는 확신도 들었다. 심비오즈는 다름 아닌 주거 공간과 이동 공간의 결합을 염원한 컨셉트카였다.‘집’ 그리고 ‘자동차’가 조화를 이루면 어떻게 될까라는 물음표 속에서 만들어진 컨셉트카다.

르노는 2017 IAA 이후, 이 심비오즈를 조금 더 선명하게 빚기로 했다. 2030년의 르노를 현실 세계로 더 가까이 이끌어온 것이다 후속작이자 데모 버전임을 명확히 알리는 ‘심비오즈 2’는 헤드램프도 다소 현실적으로 변했고, 물론 여전히 쇼카에 머물고 있긴 하지만 금방이라도 실제 도로를 달릴 수 있다는 듯 번호판도 달고 있다. 
 
옆, 뒤 그리고 위에서 바라본 심비오즈 2는 확실히 현실적으로 변했다. 가령 손만 톡 대면 도어가 열리는 듯했던 전작과는 달리 도어 캐치를 삽입했고, 도어 경첩과 절개선 등, 현실적인 면모를 갖추기 시작했다. 사이드 윈도와 루프를 통유리로 감싸던 비현실성도 날려버렸다.

실내도 마찬가지다. 형이상학적 구성으로 가득했던 디테일들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탈바꿈 시켰다. 인체공학 따윈 배려하지 않았던 가속 및 제동 페달이라든가, 스티어링 휠 버튼, 센터페시아와 도어 트림 등을 모두 현실 세계로 이끌었다. 종전에 없던 재래식 안전벨트도 챙겼다. 뭐 그렇다고 해서 단숨에 시장에 등장할 정도로 현실적인 건 아니다. 참고로 L자형 디스플레이는 LG가 OLED 기술을 활용해 제작한 것. 이 기술로 운전석 공간이 제법 넓어졌다고 한다.

그러나 안팎을 조금 더 현실적으로 다듬었다고 해서 개발 컨셉트가 변모한 것은 결코 아니다. 르노는 심비오즈의 희미했던 실루엣을 조금 더 선명하게 그렸을 뿐이다.
 
공존하다라는 의미를 지닌 고대 그리스어 ‘sumbiōsis’에서 따온 이름은 이 컨셉트카의 핵심을 잘 말해준다. 이동 수단이었던 자동차는 자율 주행 기술을 통해 일종의 주거 공간이 된다. 그야말로 ‘움직이는 집’이 된 셈이다.

전작처럼 1열 좌석을 뒤로 돌려 2열 승객들과 마주 보고 앉을 수는 없다. 그럼에도 최대한 거주 공간을 확대하여 르노가 바라보는 레벨 4 수준의 자율 주행, 그러니까 ‘완전한’ 자율 주행 상태에서 최적의 안락감을선사하고자 했다.
 
그리고 커넥티비티 항목도 빼놓을 수 없다. 이 데모 버전 심비오즈는 스마트워치를 통해 통제할 수 있다. 이를테면, 자동차는 자동으로 주차를 하게 하고, 운전자는 버드 아이 뷰 카메라를 통해 바깥에서 이를 지켜볼 수 있다. 

안팎을 현실적으로 다듬었어도 강력한 파워트레인만큼은 양보하지 않았다. 뒤 차축을 움직이는 두 개의 전기모터는 합산 출력 680마력에 최대토크는 68kgm에 달한다. 아울러 72kWh 용량 배터리를 두둑하게 탑재해서 한 번 충전하면 500km 이상을 달릴 수 있도록 구성했다.
 
아울러 르노는 자사의 주행모드 변경 시스템인 ‘멀티 센스(Multi Sense)’를 3.0까지 진화시켜 심비오즈 2에 집어넣었다. 기술이 완전해지지 않은 현시점에선 사실상 가상의 시스템이라 할 수 있다. 일단 현재 르노가 장착한 멀티 센스와는 내용이 좀 다르다. 

‘클래식 모드’는 안락함에 초점을 맞춰, 탑승객들이 모두 집에 있는 듯이 편안하게 목적지로 이동하는 모드다. 그리고 자율 주행 모드를 실행시키면 대시보드와 운전대를 12센티미터가량 뒤로 물러나게 하여 운전대에서 손을 떼고 편히 쉬거나 여가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최적화 시킨다.

마지막으로 다이내믹 모드에서는 주행 감성을 증폭시킨다. 가령 모터의 반응성과 섀시는 더욱 날이 서게 되며, 더 적극적으로 운전하라고 다그치며 시트 포지션도 변경시킨다. 완전한 자율 주행 시대의 도래에도 운전의 즐거움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다.

이동 수단과 거주 공간이 공존하는 미래의 자동차는 단순한 지점과 지점을 연결하는 역할, 그 이상을 해낸다. 사실상 그것이 주된 목표다. 이미 현시대의 자동차들도 그 이상을 바라보는 기술들을 간직했다. 그러나 이 자율 주행을 받아들이는 우리들의 문제, 그리고 약간의 시간이 남아있다. 르노가 소개한 데모 버전 심비오즈에는 이미 미래가 담겨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주요기사
이슈포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