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연말 특집] 2017년 최고의 판매고 올린 자동차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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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 연말 특집] 2017년 최고의 판매고 올린 자동차들
  • 윤현수
  • 승인 2017.12.27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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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사다난하기 그지없던 2017년이 며칠 남지 않았다. 우리나라는 특히 국정 농단으로 인한 대통령 파면과 조기 대선을 겪으며 모든 국민들이 혼란에 빠진 해를 보냈다.

자동차 업계도 마찬가지였다. 국내 생산 브랜드 중 하나인 한국 GM은 풀 라인업을 갖춘 브랜드임에도 모델들의 경쟁력이 떨어져 판매 볼륨 늘리기에 실패했고, 수장이었던 제임스 김 사장은 결국 지휘봉을 내려놓았다. 2013년부터 르노삼성과 함께 해오며 성장을 이끌었던 박동훈 사장도 브랜드를 떠났다.
 
성적표라 할 수 있는 판매량 차트에서도 격변이 있었다. 2월, 쏘나타가 페이스리프트를 거치며 춘추전국 시대로 거듭났던 중형차 시장을 다시금 뒤흔들었고, 소형 SUV 시장에 현대차그룹 듀오가 등장하며 분위기를 판이하게 바꿨다. 그리고 그랜저는 정유년 한 해를 온전히 지배했다.

수입차 시장도 가장 흥미로운 대결이 성사되었다. 작년 풀체인지를 이루며 무섭게 판매고를 올리던 메르세데스-벤츠 E 클래스의 독주가 예상되는 와중에, 슈퍼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한 BMW 5시리즈가 풀체인지를 하며 수입차 역사상 전례 없는 치열한 전쟁을 예고한 것이다.
 
판매 차트에서 한바탕 전쟁을 치르며 올 한 해 가장 많이 팔렸던 다섯 차종을 모았다. 카테고리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나눴으며, 참고로 집계 시기 상 12월 자료는 나오지 않아 1월부터 11월까지의 데이터를 합산했다. 언급했던 5시리즈와 E 클래스의 피 튀기는 한판 승부의 결과도 알 수 있다.

2017 베스트셀러 국산차 부문

5위. 기아 쏘렌토 – 71,708대
 
쏘렌토는 중형 SUV가 여전히 주류임을 다시금 입증했다. 싼타페가 모델 노후화로 침체하는 와중에 판매량 수준을 굳건히 지켜냈다. 8단 변속기 장착과 외모를 조금 더 세련되게 다듬어 상품성을 높인 것도 하반기 판매량 상승의 주요 원인이었다. 참고로 쏘렌토는 9월에는 월간 판매량 1만 대를 돌파하는 저력을 보이기도 했다.

4위. 현대 쏘나타 – 76,384대
 
올 3월, 페이스리프트를 통해 새로운 차명과 완전히 테마를 변경한 디자인으로 쏘나타는 피 튀기는 싸움을 펼쳤던 작년과는 달리 중형차 시장을 지배하는 면모를 보였다. 경쟁 모델들의 신차효과가 사그라듦과 동시에 칼을 갈아온 현대차의 파격적 변화가 맞물린 결과였다.
 
뉴 라이즈의 얼굴을 향한 디자인 논란이야 어찌 되었든, 현대차는 쏘나타 부분변경 모델로 시장에서 확실한 승기를 잡았다.

3위. 현대 아반떼 – 77,013대
 
사실 4위와 3위는 아직 확정된 것이 아니다. 내년 1월에 12월 판매량 집계가 나오고 나서야 명확하게 3,4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쏘나타와 접전을 펼치며 3위 자리를 위태롭게 지킨 주인공은 현대차 아반떼다. ‘슈퍼 노멀’을 자칭하며 완성도 높은 대중차를 지향한 아반떼는 소비자들에게도 그 '이상'을 전달하는 데에 성공했다.
 
아반떼는 9년 만에 완전 신형으로 등장한 크루즈가 사실상 자멸하며 왕좌를 힘껏 거머쥐었다. 다만 연간 판매량이 해가 지날수록 줄어들고 있다. 소형 SUV 카테고리의 득세로 생애 첫차 타이틀을 코나에게 점점 넘겨주고 있는 탓이다.

2위. 현대 포터 – 94,271대
 
포터는 꾸준하다. 그리고 많이 팔린다. 2015년엔 99,743대, 2016년엔 96,950대를 기록하더니, 올해는 12월이 남았는데도 이미 9만 4천 대를 돌파했다. 평균 판매량으로 보면 한 해 10만 대 판매를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덩달아 유일한 경쟁 모델이자 형제 모델인 기아 봉고트럭도 벌써 2016년 12개월 기록을 돌파했다. 생계형 차량 판매량이 점점 높아진다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더군다나 뒤이어 소개할 1위는 국산 고급차의 상징이다.

 1위. 현대 그랜저 - 123,000대
 
그랜저의 11월까지의 월평균 판매량이 무려 11,181대였다. 국산 준대형차 시장의 점유율 70%를 상회하는 수치이기도 했다. 카테고리는 물론 올해 국산차 시장을 그랜저가 평정한 것이다. 
 
제네시스와 에쿠스가 제네시스 브랜드로 편입되며 아슬란이 현대차의 기함 역할을 맡게 되었으나 아슬란은 시장에서 존재감이 전혀 없는 바지사장 같은 느낌이었다. 결국 아슬란이 단종의 길을 걸으며 그랜저는 당당히 현대차의 플래그십으로 거듭났다. 그리고 브랜드 플래그십 모델이 시장을 장악하는 기현상이 일어났다. 그런데도 이 기현상의 기조는 내년에도 이어질 듯하다.

2017 베스트셀러 수입차 부문

현대차와 기아차가 장악했던 베스트셀러 자리와 마찬가지로, 수입차 시장도 소수 브랜드들이 지배했다. 먼저 꾸준함으로 승부를 보는 5위 자리의 주인공부터 만나보자.

5위. 렉서스 ES – 7,318대
 
프리미엄 하이브리드 시장을 독차지하는 렉서스의 주력 모델이 스테디셀러로서의 면모를 발휘했다. ES는 풀체인지 이후 아주 꾸준하게 세 자릿수 판매량을 유지해왔으며, 독일차들이 점령한 최상위권 차트에 당당히 자리를 지켜왔다.
 
특히 렉서스 ES는 무난한 주행 감각으로 대중들의 마음을 손쉽게 사로잡았고, 제법 큼직한 차체에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으로 자아내는 뛰어난 연비 덕에 모난 곳이 없다고 평가받았다.

4위.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 9,343대
 
프리미엄 D세그먼트의 수준을 드높인 C클래스는 올해에도 엔트리 고급 수입차 시장에서 호조를 자랑했다. 그리고 5시리즈와 E클래스와 비교하면 볼륨의 차이는 있긴 해도 치열함에 있어선 형님들 못지않은 혈투를 보였다.
 
그러나 12월이 남아있음에도 C클래스는 결국 올해도 3시리즈의 벽을 넘지 못했다. E세그먼트는 몰라도, D세그먼트는 다르다는 것을 BMW가 보여줬다.

3위. BMW 3시리즈 – 10,542대
 
3월부터 6월까지 4개월 연속으로 1천 대 이상을 판매했으나 7월, 판매량이 반 토막 나며 C 클래스에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있었으나 3시리즈의 뒷심은 대단했다. 하락한 판매량이 꾸준히 상승하더니 지난 11월에 다시 1,124대를 기록하며 C클래스를 따돌렸다.
 
스포츠 세단의 상징으로 거듭난 모델의 출중한 네임 밸류, 그리고 소위 말하는 폭풍 할인의 힘이다.

2위. BMW 5시리즈 – 19,489대
 
올해 수입차 시장의 관전 포인트는 다름 아닌 ‘5’와 ‘E였다. BMW와 메르세데스라는 두 거대 기업의 주력 모델이 모두 풀체인지를 이루며 대접전을 예고했었기 때문.
 
5시리즈의 공급이 제대로 이뤄진 건 3월부터였다. 신차효과를 듬뿍 받을 시기였는데도 날뛰는 건 오히려 E 클래스 쪽이었다. 물론 특급 스테디셀러로서 수년간 활약한 모델의 후속작인 만큼 5시리즈의 저력도 대단했다.

BMW의 빠른 판단이 주효했다. 2월에 출시되었던 싱싱한 모델임에도 불구하고 BMW는 9월에 2018년형 연식변경 모델을 투입했고, 프로모션도 적극적으로 돌입했다. 1천500대 수준이었던 판매량은 8월에 2천 대를 돌파했고, 9월엔 3천 대, 그리고 지난 11월엔 무려 4,087대를 기록하며 E클래스를 3개월 연속으로 꺾었다.
 
그럼에도 신차효과를 발휘할 시기인 1,2분기에 E클래스에 밀린 것이 패배의 원인이었다. 5시리즈의 수입차 시장 1위 탈환은 다음 시즌을 기약해야 했다.

1위. 메르세데스-벤츠 E클래스 – 28,985대

지난해 풀체인지와 동시에 시장을 석권했던 E 클래스는 올해도 여전한 면모를 보였다. 세대 변경을 앞두고도 끈질기게 E 클래스의 꽁무니를 쫓아오던 F10 5시리즈와 비교해도 그리 어렵지 않은 승부였다. 
 
물론 승부는 초반부터 윤곽을 드러냈다. 1,2월의 공백이 상당히 큰 것도 모자라 신형 5시리즈의 출시로 인한 신차효과에도 불구하고 E 클래스의 1,2분기 판매량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5시리즈도 하반기부터 연식변경과 프로모션으로 엄청난 뒷심을 발휘하며 판매고를 빠른 속도로 올려왔으나 초반의 부진을 이겨내기엔 역부족이었다. 대접전을 예상케했던 G30 5시리즈의 맹렬한 추격을 뿌리치고 결국 2017년도 E 클래스의 해로 마무리 지었다.

곧 맞이하게 될 2018년 자동차 시장의 관전 포인트도 크게 다르지 않겠다. 그랜저의 1위 수성과 탄력받은 5시리즈의 수입차 시장 1위 탈환 여부, 그리고 제대로 한 해를 꽉꽉 채우는 소형 SUV들의 진검승부도 주목해야 할 점이다. 다만 국산과 수입을 불문한 일부 모델들, 그리고 소수 브랜드들의 독주체제가 영 반갑지만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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