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애' 캐릭터를 내 차에 - '이타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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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애' 캐릭터를 내 차에 - '이타샤'
  • 박병하
  • 승인 2018.03.06 1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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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계 서브컬처를 즐기는 이들 중 자신이 애호하는작품과 캐릭터에 대한 애정을 자동차에 표현하는 사람들이 있다. 깔끔하게 인쇄된 캐릭터의 스티커로 치장된그들의 자동차는 자동차 외장 튜닝의 독특한 예시라고도 볼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차들만을 콕 집어표현하는 말이 따로 있다. 바로 ‘이타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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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스마일 레이싱의 경주차<사진 출처: Goodsmile Racing(http://www.goodsmileracing.com/)>

이타샤(痛車, いたしゃ)란차체를 만화나 애니메이션, 혹은 게임 등에 등장하는 캐릭터나 기업 로고 등으로 치장해 놓은 차를 말한다. 통상적으로는 이러한 ‘작업’을마친 차량을 주로 이르지만 그 작업 자체를 가리키는 말로도 종종 쓰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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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본 랠리에 참가한 멜론북스 랠리 팀의 경주차<사진 출처: Melonbooks Rally Challenge(http://www.rallymelon.com/)>

일본에서 말하는 이타샤는 '보고 있기만 해도 아픈 차'라는 의미에 가깝다. 부끄럽게 여겨지는 행동을 하는 사람이나 한심한 행동을 하는 사람을 두고 ‘아픈사람(痛い人)’이라고 말하는 속어적 표현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인다. 물론글자 그대로 ‘아픈 차’의 의미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차량을 이타샤라고 부르기 시작한 경위에 대해 ‘멸시하는 의미로사용되기 시작했다’는 설과 해당되는 ‘차량의 소유주가 스스로자학개그처럼 표현한 것에서 유래했다’는 설도 있으나 진위는 불명확하다.굳이 번역을 하자면, ‘보기 안쓰러운 차’, 내지는‘어딘가 아픈 사람이 타는 차’ 정도로 표현할 수 있겠다.

이타샤라는 직접적인 용어가 나타나기 시작한 2000년대 초반만 해도 이타샤는 애호가 사이에서만 통하는 은어같은 것이었으나 이후 잡지나 인터넷 사이트, TV 등의 매체에 소개되며 대중에도 알려졌다. 일본에서 이타샤는일본 서브컬처의 한 갈래가 되어 전문지까지 출판되고 있으며, 모형 등의 상품화도 이루어지고 있다. 이타샤 문화의 본고장인 일본에서는 전국의 이타샤를 대상으로 한 축제도 열리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뿐만 아니라 국내나 대만에서도 드물게 이타샤가 존재하며, 국내에도소수의 이타샤 동호회가 활동하고 있다고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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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일본 랠리에 참가한 멜론북스 랠리 팀의 경주차<사진 출처: Melonbooks Rally Challenge(http://www.rallymelon.com/)>

하나의 차를 이타샤로 만드는 작업은 캐릭터을 형상화한스티커나 데칼을 부착하거나 아예 차체 표면에 도장을 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근래에는 고해상도 디지털인쇄와 래핑 등의 공법이 발달하면서 이러한 형태의 시공도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이타샤를 만드는 작업은자동차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모터사이클은 물론, 자전거, 심지어는 스키나 스노보드 등에도 이와 같은 작업을 가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작업이 가해진 이륜차는 이타바이크(痛バイク), 자전거는이타챠리(痛チャリ)등의 명칭으로 불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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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스마일 레이싱의 경주차<사진 출처: Goodsmile Racing(http://www.goodsmileracing.com/)>

본래 이타샤는 개인이 자신의 차에 자기가 좋아하는캐릭터 데칼을 시공한 경우를 일컫는다. 그런데 일본에서는 이타샤를 해당 애니메이션/게임의 제작사나 배급사에서 영업/홍보용으로 제작하는 경우도 상당 수존재한다. 이러한 차량은 개인용 차량이 아닌 엄연한 공식 영업/홍보용차량이기 때문에 원칙적으로는 이타샤라 부르지 않지만 편의 상 이타샤로 부르는 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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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스마일 레이싱의 경주차<사진 출처: Goodsmile Racing(http://www.goodsmileraci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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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스마일 레이싱의 경주차<사진 출처: Goodsmile Racing(http://www.goodsmileracing.com/)>

이렇게 이타샤를 공식적인 영업과 홍보에 사용하는 기업으로는일본의 유명한 피규어 제작/판매사인 굿스마일 컴퍼니를 들 수 있다. 굿스마일컴퍼니의 경우에는 아예 ‘굿스마일 레이싱’이라는 별도의 레이싱팀을 운영 중이다. 이 팀의 경주차들은 전용의 이타샤 외장을 두르고 일본 모터스포츠 무대를 누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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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아 전용 오리스'특별사양차<사진출처: 지오닉토요타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zeonictoyota/)>


'샤아 전용 오리스'특별사양차 광고 영상<출처: 일본 토요타 공식 유튜브 채널>

이 외에도 일본 국내에서는 아예 완성차 제조사가 한정판으로이타샤를 만들어 판매한 경우도 존재한다. 일본을 대표하는 자동차 기업 토요타자동차(이하 토요타)가 그 주인공이다. 토요타는지난 2014년, 유명 애니메이션 ‘건담 시리즈’의 제작사인 선라이즈(Sunrise)사와제휴하여 건담 시리즈에 등장하는 ‘샤아 아즈나불’의 전용기컨셉트로 제작한 오리스(Auris)를 한정판으로 제작하여 판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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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아 전용 오리스'특별사양차<사진출처: 지오닉토요타 페이스북(https://www.facebook.com/zeonictoyota/)>

토요타에서 출시했던 ‘샤아 전용 오리스’는 건담 시리즈에 등장한 샤아 전용 로봇병기에서모티브를 얻은 디자인 요소들이 버무려져 있다. 빨간색의 차체 색상을 시작으로 뿔 형상의 안테나를 비롯하여작중에 등장한 로봇병기를 연상시키는 전용 외장사양으로 꾸몄다. 작중에서 해당 로봇병기의 제조사로 등장하는지오닉(ZEONIC)사의 엠블럼 및 데칼도 포함되어 있다. 실내역시 해당 로봇병기에서 모티브를 얻은 요소들로 꾸며졌으며, 전담 성우가 녹음한 전용 내비게이션 시스템도고를 수 있는 등, 해당 시리즈의 팬심을 자극할 요소들로 똘똘 뭉쳐 있다. 이 한정판 토요타 오리스는 전부 판매 완료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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