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 호조 속, 홀로 침통한 한국G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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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호조 속, 홀로 침통한 한국GM
  • 윤현수
  • 승인 2018.04.11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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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내수 자동차 시장 분위기는 상당히 밝았다. 눈발까지 날리며 냉랭하기 그지 없던 시절을 보내니, 내수 시장에도 제법 훈훈한 바람이 불어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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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은 전월대비 30% 이상의 높은 성장세를 보였고, 시장 점유율 1,2위를 자랑하는 현대차와 기아차는 각각 전월대비 34.6%, 31.2%의 실적 상승을 보였다. 양사는 싼타페와 신형 K3와 같은 주력 모델 투입으로 영업일수 확대 그 이상의 쾌거를 얻어낸 것이다. 또한 르노삼성차는 전월대비 45.7% 증가한 실적을 보였고, 쌍용차 역시 30%를 상회하는 판매 상승을 자랑했다.

그야말로 너도 웃고 나도 웃었던 시장 호조였다. 그런데 구석에서 홀로 침통해있는 자가 있었다. 한국 지엠이었다. 한국지엠의 3월 내수 판매량은 6,272대로 전월대비 8.1%가 상승한 수치였다. 설 연휴가 끼어있던 2월에 비해 영업일수가 늘어났기에 자연스레 판매량이 늘긴 했으나, 30%를 상회하는 시장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그 오름세는 희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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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의 이번 3월 성적은 전년과 비교하면 무려 57.6%가 하락한 수치로, 매우 큰 폭의 실적 부진을 보인 것이다. 특히 국내 완성차 업체 5개사 중 전년 동기 대비 점유율이 반토막 나버린 것이 가장 뼈아프다. 2017년 3월 당시 한국지엠은 내수 판매량 1만 4천대에 점유율 10% 이상으로 제법 괜찮은 실적을 자랑했다. 

그러나 지난달 한국지엠의 시장점유율은 4.5%였고, 이는 내수시장 꼴찌에 해당하는 성적이었다. 이러한 부진은 주력 모델들의 판매 하락이 주요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판매량 차트를 들여다보면 한국지엠의 구성원들은 죄다 시장 중하위권에 머물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모닝과 함께 경차 시장의 쌍두마차로 활약했던 스파크는 그 기세가 예전만 못하고, 트랙스도 카테고리에서 겨우 꼴찌를 면했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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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와 더불어 출시 초기 한국지엠 실적 상승의 견인차 역할을 했던 말리부는 전월대비 21.7%의 판매 하락을 보였다. 동시에 전년도와 성적을 비교하면 3분의 1 이하로 판매량이 줄어버렸다. 스파크와 함께 브랜드 내에서 가장 큰 볼륨을 차지할 정도로 주력 모델의 면모를 마음껏 뽐냈던 말리부였으나, 현재는 900대 수준에 머무르며 점유율 하락의 역적이 되고 말았다.

특히 한국지엠은 군산 공장 폐쇄로 인한 기업 개편과 같은 내부적 요인도 생산에 영향을 주고 있다. 군산 공장에서 생산했던 크루즈와 올란도는 되려 판매량이 상승한 면모를 보이긴 했으나, 재고 처분을 위한 큰 폭의 프로모션이 원인이었기에 한국지엠은 결코 웃을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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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식 변경을 거친 볼트가 다시 한번 전량 매진이 되면서 전기차 시장에서 작은 돌풍을 만들어내고 있으나, 태동기에 있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돌풍은 전세를 좌우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전 모델이 각자가 활동하는 영역에서 심각한 부진을 앓고 있다는 것. 그리고 이러한 연이은 라인업 부진과 모기업의 내부 사정과 같은 악재들이 쌓이고 쌓여 결국 점유율 꼴찌라는 초유의 사태를 빚고 만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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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두가 신 모델을 내놓고, 시장 호조에 밝은 미래를 머릿속에 그리고 있을 때, 한국지엠은 구석에서 더욱 낮은 곳으로 추락하지 않을까 불안에 떨고 있다. 요즈음 한국지엠은 마치 살얼음판 위를 걷는 것 같다. 그 위를 걷는 사람은 물론, 그걸 지켜보는 사람 역시 불안하기 매한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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