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차 공유의 시대, 내 차일까? 남 차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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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공유의 시대, 내 차일까? 남 차일까?
  • 김상혁
  • 승인 2018.07.26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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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자동차 소유에 대한 새로운 방식의 접근이 활기를 띠고 있다. 바로 ‘자동차 공유’다. 과거 1인 1자동차를 향해 달려왔던 소유의 개념이 이제는 자동차 한 대, 다수의 공유자 개념으로 달라진 것이다. 여전히 자동차는 소유 개념으로 바라보는 이들이 많지만 변화되는 시대상과 맞물려 자동차 공유를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이들도 적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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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 자동차 공유 서비스는 자동차 공유 서비스 업체, 제조사 등이 활발하게 움직이고 있다. 다임러 AG는Car2go를 선보이며 카 셰어링에 뛰어들었다. BMW는 Drive now의 지분을 인수하며 미래를 대비했고 볼보도 케어 바이 볼보라는 이름의 서브 스크립션을 론칭했다. 현대자동차 역시 최근 호주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 카 넥스트 도어에 투자하며 공유 시장에 뛰어들었다. 

자동차 제조사는 줄곧 전동화, 커넥티드, 자율 주행과 함께 차량 공유를 미래 경제 산업의 핵심으로 꼽아왔다. 차량 공유 사업에 뛰어드는 건 어쩌면 당연한 수순. 여기에 전문 차량 공유 서비스 업체까지 합류하면서 시장 규모는 점차 커졌다. 미국의 겟어라운드, 리프트, 프랑스 드리비 등이 활발하게 운영되고 있으며 우버의 경우 자율 주행까지 접목하며 영역을 넓혀가고 있다. 공유 경제 개념이 일찍부터 발달한 중국도 디디추싱이라는 공유 차량 서비스가 존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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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의 경우만 봐도 몇몇 정해진 주차 구역에서 시간 단위로 차량을 빌려 운행 후 반납하는 쏘카, 그린카 등 카셰어링 업체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또한 과거 유행했던 카풀도 다시금 고개를 들고 있는 상황. 카풀은 같은 목적지나 이동경로가 같은 사람끼리 동승해 비용을 절감하는 공유 개념이다.

럭시, 카풀 풀러스 등이 카풀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데 카 셰어링만큼 확산되지는 않았지만 공유 경제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며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또한 자신의 집 공간을 내주고 수익을 얻는 에어비앤비처럼 자신 소유의 차량을 카셰어링 업체나 카풀 업체에 대여해줌으로써 상호 이익을 추구하는 서비스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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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국내에서 자동차 공유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만만치 않다. 자동차를 하나의 장난감으로 바라보며 꼼꼼하게 세차를 하고 주기적인 정비와 액세서리 부착, 본인 취향에 맞게 주행 감성을 조절하는 등 일련의 과정을 즐기는 운전자에게 공유 차량은 철저한 남의 차다. 

속된 말로 애인과 자동차는 타인에게 드러내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자신의 자동차에 애정을 담고 관리하기 마련이다. 틈날 때마다 세차를 하고 광을 내며 주기적으로 점검 및 수리를 진행한다. 이는 곧 현재의 차량 상태, 차후 정비 소요를 파악하고 있다는 의미다. 반면에 공유 서비스 차량은 운전자가 차량 상태를 알 수 없다. 가령 브레이크나 타이어가 불량한 상태에서 차량을 이용하게 되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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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하게도 안전성에서 의구심이 생길 수밖에 없다. 실제 2017년 한국소비자원 조사 자료에 따르면 공유 차량의 헤드램프, 타이어가 불량해 안전성에 문제가 있음을 알린 바 있다. 국내 주요 카셰어링 4개 업체 30대 차량의 안전성을 ‘자동차 관리법’상 정기검사 항목으로 점검한 결과 7대(23.3%)가 1개 이상 항목에서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특히, 5대 차량은 주행거리가 50,000km 이하로 길지 않음에도 부적합 판정을 받았다. 불특정 다수가 이용하는 카 셰어링의 특성상 차량 고장, 관리 및 정비 불량 등이 발생하기 쉽다는 사실이 드러난 셈. 또한 카셰어링 이용 중 수리 소요가 발생하면 이용자가 부담해야 하는 사실도 부정적 요소다. 

2017년 기준 지난 3년간 카셰어링 관련 소비자 불만 상담은 총 237건이었고 유형별로는 ‘과도한 수리비 청구’가 70건(29.5%), ‘고지 미흡으로 인한 차량 사용 불가’ 40건(16.9%), ‘부당한 페널티 부과’ 38건(16.0%), ‘사용료 청구’ 36건(15.2%), ‘차량 관리 소홀’ 28건(11.8%) 등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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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 공유 서비스 업체에서 관리를 한다고 하지만 ‘내 차’가 아닌 이상 면밀하게 관리하기는 힘든 것이 사실이다. 또한 이용자가 차량 내 흡연이나 난잡하게 버려진 쓰레기 등은 꾸준히 제기됐던 카셰어링 불만사항으로 내 차가 아닌 남의 차라는 인식이 만들어낸 결과다. 여기에 자동차를 재산 목록, 과시 목적 사치품으로 여기는 사람들은 공유 차량 이용자를 무시하는 운전행태를 보이기도 하고 심할 경우 이용자 자체를 무시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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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자동차 소유에 대한 문화적 인식과 ‘내 것이 아닌 타인의 물건’이란 차이 속에서 자동차 공유 문화는 벽에 막혀있다. 지금 시점에 필요한 건 ‘내 차이면서 남의 차, 남의 차지만 내 차’라는 이분법이 아니라 ‘너와 나의 자동차’라는 인식을 공유할 시기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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