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차]GM대우 매그너스 상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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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했던차]GM대우 매그너스 상편
  • 박병하
  • 승인 2019.06.28 15: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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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우자동차는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와 함께 3강 구도를 이루었던 기업이었다. 특히 1970~80년대에는 로얄 시리즈의 흥행으로 승승장구하며 대한민국고급 승용차 시장을 휘어 잡았다. 하지만 1986년, 현대 그랜저의 등장으로 인해 로얄 시리즈가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대우자동차도 함께 약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 대우그룹의붕괴라는 결정타와 함께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로 승용 부문만 매각되어 2002년, ‘지엠대우오토앤터크놀로지(이하 GM대우)’로 출범했다.

GM대우 시절은 현재의 한국지엠과는 분위기나 운영 면에서 전혀 달랐다. 판매하는 주력 차종은 모두 GM대우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차종들이었고, 이들 차종은 모두 GM의 주력 소형 승용차종으로 세계 각국에 수출되었다. 물론 이들 중에는 대우자동차 시절 개발했던 차종도 일부 존재했다. 중형세단 레간자와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고급형 중형 세단, 매그너스(Magnus)다. 그 중에서도 매그너스는 GM대우에게 있어서 몇 가지 특별한 의미를담고 있다.

고급형 중형세단으로 태어나다

GM대우 매그너스는 1997년, 레간자의 개발이 완료될 무렵부터 프로젝트명 ‘V200’이라는 이름을달고 개발이 시작되었다. 기반 설계는 레간자의 전륜구동 플랫폼을 바탕으로 했으며, 이를 확장하는 형태로 개발이 진행되었다. 또한 계획 초기에는 2.5리터급 엔진을 탑재하여 브로엄(Brougham)의 뒤를 이을 준대형세단으로기획되었다. 매그너스의 개발은 고작 2년 만에 개발이 완료되었는데, 이는 당시 대우자동차가 부분적으로 도입하고 있었던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 개념을 본격적인 단계로 적용한 첫 차였던 덕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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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너스의 스타일링은 라노스, 레간자 등의 스타일링을 맡았던 주지아로에게 의뢰했다. 정확히는 대우디자인포럼과이탈디자인의 안을 검토한 결과, 이탈디자인의 안이 채택된 것에 더 가깝다. 또한, 과거에는 모델링이 완료되어야 설계를 시작할 수 있었으나, 컴퓨터를 이용한 동시공학 개념을 통해 스타일링과 설계를 동시에 진행하게 되면서 초기 품질 향상은 물론, 개발 기간을 상당히 단축할 수 있었다.

주지아로의 안은 기존 레간자의 우아한 곡선을 살리면서도, 당대에 유행했던 ‘뉴 에지(NewEdge)’ 경향에 부합하도록 다듬어졌다. 이를 통해 더 화려하고 강인하며, 보다 남성적인 인상을 가진 디자인으로 완성되었다. 또한 차체 크기가레간자에 비해 상당히 커졌으며, 길이 4,770mm, 폭1,815mm, 높이 1,440mm에, 휠베이스는 2,700mm에 이르렀다. 이는 당대의 중형세단 중 가장 큰 덩치였으며, 출시 초기, 광고 영상에서 ‘빅 매그너스’라는표현을 스스럼 없이 사용했던 이유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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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테리어 디자인은 대우디자인포럼에서 맡았다. 매그너스의 인테리어는 운전석측을 중심으로 완만하게 만들어진 뉴 에지 스타일의 돌출부와 이 안쪽을 채운 3개의 독립식 원형 계기반 등이다. 특히 3개의 원형 독립식 계기반은 클래식카의 계기반에서 영감을 얻은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또한 센터페시아와 플로어 콘솔을 하나로 잇는 형태의 운전자 중심적 디자인 개념을 도입했다.

인테리어 색상의 경우, 초기에는 상부는 블랙으로 처리하고 하부를 베이지, 혹은 그레이를적용한 투 톤 컬러를 사용했으나, 후기형에서는 블랙 원톤 컬러로 일원화했다. 실내 장식의 경우, 출시 초기에는 우드그레인을 사용했으나, 모델이 클래식과 이글로 이원화된 이후부터는 클래식에 우드그레인을, 이글에는대리석 무늬의 마블 그레인을 사용했다. 그리고 후기형에서는 골드 펄이 함유된 우드그레인으로 일원화되었다.

단 2년여만에개발이 완료된 매그너스는 1999년부터 바로 시장에 투입되었다. 매그너스는본래 2.0리터급 이상의 엔진을 사용하는, 그랜저 XG급의 준대형 세단으로 출시할 계획이었지만, 새 엔진의 개발이 지연되면서2.0리터 엔진을 탑재한 채 출시되며 준대형 세단이 아닌, 브로엄과동일한 ‘고급형 중형세단’으로 판매되기 시작했다. 기존에 판매하고 있었던 레간자는 매그너스와의 포지셔닝 간섭을 피하기 위해 1.8리터SOHC 엔진만을 사용하게 되었으며, 가성비를 중시한 보급형중형차로 재편되었다. 그리고 매그너스는 기존에 없었던 새로운 접근법,그리고 드디어 개발이 완료된 새 엔진이 탑재되면서 쏘나타가 쥐고 있었던 시장에서 상당한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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