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했던차]GM대우 매그너스 하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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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했던차]GM대우 매그너스 하편
  • 박병하
  • 승인 2019.07.0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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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 대우자동차는 승용차 시장에서 현대자동차, 기아자동차와 함께 3강 구도를 이루었던 기업이었다. 특히 1970~80년대에는 로얄 시리즈의 흥행으로 승승장구하며 대한민국고급 승용차 시장을 휘어 잡았다. 하지만 1986년, 현대 그랜저의 등장으로 인해 로얄 시리즈가 몰락의 길을 걷기 시작하면서 대우자동차도 함께 약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2000년, 대우그룹의붕괴라는 결정타와 함께 미국 제너럴 모터스(GM)로 승용 부문만 매각되어 2002년, ‘지엠대우오토앤터크놀로지(이하 GM대우)’로 출범했다.

GM대우 시절은 현재의 한국지엠과는 분위기나 운영 면에서 전혀 달랐다. 판매하는 주력 차종은 모두 GM대우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차종들이었고, 이들 차종은 모두 GM의 주력 소형 승용차종으로 세계 각국에 수출되었다. 물론 이들 중에는 대우자동차 시절 개발했던 차종도 일부 존재했다. 중형세단 레간자와 이를 바탕으로 개발한 고급형 중형 세단, 매그너스(Magnus)다. 대우자동차는 1999년, 브로엄의뒤를 잇는 중형세단으로 처음 출시되었다. 그리고 매그너스는 그동안 국내 중형세단 시장에 없었던 새로운시도들을 통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같은 모델, 다른 느낌. 클래식과이글

매그너스는 출시 초기에는 여느 자동차들과 마찬가지로, 통일된 외관 디자인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2000년도에 출시된 매그너스에는 국내 최초로, 같은 차종에 서로 다른외관 디자인을 적용하는 개념이 적용되었다. 이 때 새롭게 선보인 매그너스의 디자인은 역동적인 감각으로빚어져 있었던 스타일을 한껏 강조하는 스포티한 디테일들로 채워졌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검정색의 허니컴패턴으로 처리하고 블랙베젤 헤드램프를 사용했으며, 테일램프도 스모크 처리된 클리어 타입 테일램프로 꾸몄다. 아울러 차체 하부에는 검정색의 에어댐을 덧대 한층 스포티한 분위기로 탈바꿈시켰다. 이 차가 바로 ‘매그너스 이글’이다. 중후하고 고풍스러운 인상을 강조한 기존의 디자인은 ‘클래식’으로 판매했다. 하나의 매그너스를 클래식과 이글의 두 가지 모델로이원화한 덕분에, 클래식으로 중장년층을, 이글로 보다 젊은세대를 공략할 수 있어, 성공적인 전략으로 남았다. 클래식과이글로 이원화된 이 체제는 매그너스의 단종때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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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와 같은 전략과는 별개로, 매그너스는 2001년에 판매량이 뚝 떨어지기 시작했다. 현대자동차가 EF 쏘나타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인 ‘뉴 EF 쏘나타’를 전격출시했기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그로부터 1년 후, 새로운 심장이 더해지면서 매그너스는 다시 한 번 날갯짓을 하기 시작한다.

국내 유일, 세계 유이의 가로배치 직렬6기통을 품다

본래 매그너스는 그랜저XG급에 대항하는 준대형 세단으로서 기획되었다. 하지만 매그너스는 중형차로판매되어야만 했다. 그 이유는 본래 얹으려고 했었던 새로운 엔진의 개발이 지연되는 과정에서 비롯되었다. 매그너스는 당시까지만 해도 레간자에 사용했던 2.0 SOHC 엔진과홀덴의 2.0리터 DOHC 엔진을 사용하고 있었다. 2.0 SOHC 엔진은 115마력의 최고출력과 18.1kgm의 최대토크를, 주력 엔진이었던 홀덴의 2.0 DOHC 엔진은 130마력의 최고출력과 18.4kg.m의 최대토크를 냈다. 이 엔진들은 당시 기준에서 적당한성능을 내 주었지만 고급 차종에 어울릴 만한 엔진은 아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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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그너스가 출시된 지 3년이 되는 2002년, GM대우로거듭난 대우자동차는 매그너스에 이전까지 국내 완성차 업계에 없었던 새로운 엔진의 개발을 마치고 이를 바로 매그너스에 투입했다. 이 엔진이 그 유명한, ‘L6’라고 불린 ‘XK엔진’이다. 대우 XK엔진은 국내 완성차업계에서 독자적으로 개발한 최초의 직렬 6기통엔진이다. 그리고 이 엔진을 품은 매그너스는 당시 볼보자동차 S80 과함께 세계에서 단 둘 뿐인 전륜구동형 가로배치 직렬 6기통 엔진을 탑재한 차로 기록되었다.

그런데 사실 이 엔진은 매그너스의 개발 과정에서 ‘동시공학(Concurrent Engineering)’ 개념을 적용하여상당히 빠른 속도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었다. 매그너스의 판매가 시작될 1999년에는 이미 생산설비가 갖춰지기 시작했고 프로토타입은 2000년도에완성되었다. 하지만 이 엔진의 정식 출시는 2002년에서야겨우 이루어지게 된다. 이는 2000년도 대우그룹의 해체와함께 XK엔진에 관련된 일정들이 지연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우여곡절 끝에 개발이 완료된 XK엔진은 매그너스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의 빛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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XK엔진을 탑재한 ‘L6 매그너스’는 당시 중형세단 시장에서 상당한 반향을 불러 일으켰다. 그랜저급이상의 고급 세단에나 적용할 수 있었던 6기통 엔진을 중형 세단의 영역으로 가져 온 덕분이다. 당시의 2.0리터급 엔진들은 대부분이 직렬 4기통이었다. 물론 몇몇 차종에는 2.0리터급의V6 엔진도 존재하기는 했지만 이는 고급차종에서나 접할 수 있었기에 접근성이 낮았다. 하지만 매그너스는 6기통 엔진을,그것도 V6 엔진이 아닌, ‘직렬 6기통’ 엔진을 타사 중형세단의 고급형 트림에 상응하는 가격대에서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물론, 새엔진만 도입한 것이 아니었다. GM대우는 매그너스의 외관 디자인도 일부 수정했다. 기존 클래식에 사용된 헤드램프와 이글에 사용된 헤드램프는 새로운 디자인의 블랙베젤 헤드램프로 교체했다. 새 헤드램프는 클리어 타입의 렌즈와 실린더형으로 램프 유닛으로 세련된 감각이 돋보였다. 라디에이터 그릴은 대우차의 삼분할 그릴을 지우고 클래식에는 새롭게 디자인한 세로줄무늬 그릴을, 이글에는 한 줄의 크롬 테로 마감한 신규 그릴을 장착했다. 또한, L6 모델 전용으로 최고급 세단의 상징으로 통했던 후드 탑 엠블럼까지 따로 제작했다. 인테리어는 블랙 원 톤 테마로 일원화 하는 한 편, 계기반 등의디테일은 클래식과 이글의 것을 그대로 유지했다. 또한, 편의사양및 옵션 구조를 재조정하여 상품성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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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XK엔진을투입한 L6 매그너스가 론칭되자, 2001년 뉴 EF 쏘나타의 출시로 인해 내리막길을 타기 시작했던 매그너스의 판매량은 호조세로 반등하기 시작했다. 일반 중형세단의 가격으로 고급 승용차의 요소 중 하나인 직렬 6기통엔진을 경험할 수 있다는 것이 세일즈포인트로 작용한 것이다. 또한 직렬 6기통 엔진의 뛰어난 정숙성과 감성품질을 지녀, 4기통 엔진을 사용했던다른 중형세단과 차별화된 매력을 가지게 되었다.

XK 엔진은 2.0리터 버전 한 가지만 존재한 것은 아니었다. XK엔진은 2.0리터 버전과 2.5리터버전의 두 가지가 존재했다. 그리고 이들 중 2.5리터 사양은매그너스의 본래의 개발 기획이었던 ‘준대형세단’을 완성하는데 가장 중요한 부분이었다. XK엔진의 2.5리터 사양을탑재한 매그너스는 전용의 투톤 컬러를 비롯하여 크롬으로 도금된 디시타입 휠 등, 한층 고급스러운 구성으로그랜저 XG, SM520V 등과 경쟁을 시도했다. 2004년도를기점으로 드라마 ‘파리의 연인’을 통한 간접홍보 효과로 판매량이늘기도 했다.

물론, 매그너스는단점도 몇 가지 있었다. 개발 당초부터 일반적인 레벨의 중형 세단이 아닌, 고급의 준대형차를 목표로 개발이 진행되었던 탓도 있었고, 사용했던엔진들의 연비가 썩 좋지는 못했다. 특히 XK엔진 탑재 모델의경우에는 연료소모가 다른 4기통 중형 세단에 비해 상당히 큰 편이었다.

매그너스는 해외에도 많은 양이 수출되었다. 유럽 시장은 물론, 중동, 북미, 남미 등지에까지 수출되었다. 유럽 시장에서는 대우그룹이 무너지기전에는 ‘대우 매그너스’, 혹은 ‘대우 에반다’라는 이름으로 판매되었고 GM에 합병된 이후부터는 쉐보레의 엠블럼을 달고 판매되었다. 미국에서는‘스즈키 베로나’ 캐나다에서는 쉐보레 에피카 등으로 판매가이루어졌다. 또한 중화권에도 진출하였는데, 대만의 포모사그룹과 함께 대만 현지에서 생산을 진행하기도 했고 중국 본토에도 쉐보레 징청 에피카라는 이름으로 판매되기도 했다.

GM대우 매그너스는 인상적인 디자인과 후기형부터 도입된 직렬 6기통엔진 등으로 시장에서 호응을 이끌어 내며 현대 쏘나타를 긴장시킨 모델이다. 이후, 국내 최초의 전륜구동 직렬6기통 세단, 매그너스는 2006년, 후속모델인 토스카에 자리를 넘겨주고 단종을 맞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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