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무진 소형차가 만들어 내는 Extreme Fun Driving - 쉐보레 아베오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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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무진 소형차가 만들어 내는 Extreme Fun Driving - 쉐보레 아베오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4.10.2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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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부터 국내 시장에 판매되기 시작한 쉐보레 아베오는 그 동안 1.6리터 에코텍 엔진을 주력으로 사용하고 있었다. 개선된 Gen II 자동변속기를 내놓은 2012년을 지나, 2013년에는 트랙스에 사용하는 1.4리터 터보 엔진까지 추가하며, 상품성 증강에 힘썼다. 2013년 출시된 아베오 RS 모델은 1.4리터 터보 엔진의 채용과 RS만을 위한 전용 외장 사양, 그리고 전용 스포츠 섀시 등을 과감하게 적용하여 시장의 화제를 모았다.



그런데 2014년 10월, 한국지엠은 아베오가 사용하던 기존의 1.6리터 엔진을 전부 단종시키고, 원래의 사양인 140마력 엔진을 전 모델에 장착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또한 수동 6단 변속기까지 준비하여 선택의 폭을 넓혔다. 이번에 시승한 아베오는 LS 스포츠 A/T 모델로, Gen II 6단 자동변속기, 후방카메라를 포함하는 마이링크, 썬루프, 하이패스 단말기 내장형 ECM룸미러의 선택 사양이 포함된 모델이다. VAT포함 가격은 1,759만원이며, 상기한 선택사양이 모두 포함된 시승차의 가격은 1,874만원이다.





아베오는 기본적으로 개성적이면서도 당돌한 외모를 가지고 있다. 별도의 커버가 없이, 전방으로 돌출된 2연장 헤드램프, 쉐보레의 패밀리 룩에 충실한 라디에이터 그릴, 떡 벌어진 어깨와 뒤쪽까지 시원스럽게 뻗어 나가는 굵직굵직한 벨트라인과 캐릭터라인, 클리어와 블랙 베젤을 혼용한 테일램프 등의 요소들에서 아베오의 개성이 드러난다.




시승차는 스포츠 패키지가 적용된 모델로, 당돌한 아베오의 외모를 더욱 호전적으로 만들어준다. 스포츠 바디킷과 가운데 부분이 움푹 들어간 전용 리어 스포일러, 실버 주유구 캡, 16인치 건메탈 블랙 알로이 휠 등으로 잔뜩 멋을 부렸다. 물론, RS모델에 사용되는 전용 바디킷만큼 공격적인 모양새를 만들어주지는 않지만 `Extreme Fun Driving`이라는 슬로건에 어울리는 도전적인 인상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타이어는 205/55 R16 규격의 한국타이어 옵티모 H428을 사용하고 있다.


실내에서는 듀얼 콕핏 구조와 강렬한 대비의 제트 블랙과 브릭 색상으로 꾸며진 점이 가장 눈에 띈다. 좌우대칭을 이루는 듀얼 콕핏 레이아웃은 시각적으로 안정감을 준다. 브릭 색상의 대시보드 상단부터 전방 도어 패널까지 이어지는 브릭 색상은 인테리어에 과감한 느낌을 부여한다. 팬 형상의 좌우 송풍구, 메탈릭 페인팅 등의 요소로 스포티한 이미지를 가미했다. 좌석은 모두 직물로 마감되어 있다. 시승차는 쉐보레의 마이링크 및 썬루프, 하이패스 단말기 내장형 ECM룸미러가 적용된 사양이다.



아베오의 스티어링 휠은 쉐보레의 모델들이 두루 사용하고 있는 형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수지로 마감되어 있으며, 좌측에는 크루즈 컨트롤 조작부가, 우측에는 핸즈프리 및 오디오 리모컨이 마련되어 있다. 림의 굵기는 적당히 가는 편으로, 손에 쏙쏙 들어오는 질감이 만족스럽게 다가온다. 또한, 9시-3시 방향의 형상을 잡고 있을 때의 느낌이 좋은 편.




센터페시아에는 사각형의 송풍구 아래로 후방 카메라 화면을 겸하는 마이링크 화면이 자리한다. 양 측면에는 하나씩 마련된 수납 공간은 `커플 포켓`이라는 이름의 다용도 소물함이다. 휴대전화나 배터리 등의 자잘한 물건들을 넣어 두기 좋은 공간이다. 쉐보레 마이링크는 세련된 폰트를 채용함은 물론, 비교적 간단한 인터페이스를 가지고 있어, 처음 접하는 운전자도 비교적 손쉽게 적응이 가능하다. 글로브 박스는 상/하단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브릭 색상이 적용된 상단 부분은 내부에 AUX 및 USB 포트가 하나씩 구비되어 있는데, 쉐보레는 이를 `스마트 박스`로 부른다.



아베오의 인테리어에서 사람에 따라 좋고 싫음이 극명하게 갈리는 점을 꼽는다면 바로 계기판이다. 모터싸이클의 계기판에서 모티브를 얻어 디자인되어 있어, 스포티한 느낌을 강하게 받는 이들이 있는 반면, 통상적인 자동차의 계기판 구성과는 크게 다른 점을 불만으로 여기는 이들도 존재한다. 본연의 기능인 정보의 전달 면에서는 비교적 일목요연한 구성 덕에, 딱히 부족한 점은 없다.




앞좌석은 탄탄한 착석감을 지니고 있으며, 등받이의 양 날개가 크게 만들어져 있어, 몸을 잡아주는 데 도움을 준다. 좌석의 위치 조정은 모두 수동으로 이루어진다. 앞좌석은 양쪽 모두 열선 기능을 지원하고 운전석에는 작은 팔걸이가 마련되어 있다. 머리 공간이 상당하여, 체격이 큰 성인 남성도 쾌적하게 승차할 수 있다. 뒷좌석의 공간은 무난한 수준이다. 움푹 들어간 앞좌석 등받이의 형상덕에 다리 공간도 부족함이 없으며, 머리 공간도 여유가 있다.



아베오 해치백 모델은 세단 모델에 비해 다양한 공간 구성을 지녀, 유용하게 공간을 활용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6:4 비율로 접을 수 있는 뒷좌석을 갖추고 있으며, 기본 용량은 290리터로, 동급 최고 수준인데다 트렁크 바닥 하부에도 별도의 공간을 확보하여, 실질적으로는 더 넓은 공간이 확보되어 있다. 맨 아래에는 타이어 임시 수리 키트가 자리 잡고 있다.




아베오의 심장은 서두에 언급한 바 있는 1.4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이다. 140마력/6,000rpm의 최고출력과 20.4kg.m/3,000~4,5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중 가변 밸브 타이밍 시스템과 터보차저로 무장한 1.4리터 에코텍 터보 엔진은 아베오가 지향하고 있는 점을 그대로 드러낸다. 변속기는 자동 6단 Gen II 변속기. 정부공인 표준연비는 도심 11.6km/l, 고속도로 15.5km/l, 복합 13.1km/l(3등급)이다. Gen II 변속기 대신 6단 수동 변속기가 조합되면 도심 13.3km/l, 고속도로 17.4km/l, 복합 14.9km/l(2등급)의 공인연비를 지니게 된다.



개선된 에코텍 터보 엔진을 심장으로 삼은 아베오는 0-100km/h 가속을 9초대에 마무리 짓는다. 100km/h는 3단에서 나오고, 100km/h를 넘어선 고속 영역에서도 쉽사리 지치지 않는 가속감을 선보인다. Gen II 자동변속기와의 궁합도 나쁘지 않아, 경쾌한 느낌을 잃지 않는다. 여기에 씩씩한 느낌을 주는 엔진 사운드가 어우러져 가속을 더욱 즐겁게 만들어준다. 물론, 1.4리터 에코텍 터보 엔진은 운전자의 등을 사정 없이 떠밀어 대지는 못한다. 하지만 소형차다운 경쾌함이 살아있는 똘똘한 감각의 파워트레인이다. 하체의 설정도 탄탄하여, 작은 차체에도 불구하고 고속에서의 안정감이 발군이다. 노면을 야무지게 붙들고 나아가는 솜씨가 예사 수준이 아니다.



아베오는 시원하게 뻗은 직선 구간을 달리는 능력도 발군이지만, 뭐니뭐니해도 가장 즐거운 구간은 코너가 굽이치는 곡선 구간이다. 경쾌하면서도 탄탄한 질감의 섀시와 직결감이 좋은 스티어링 시스템 덕에, 날렵하고 예리한 몸놀림을 선사한다. 차체가 운전자의 스티어링 휠 조작에 따라 기민하게 반응해 주며, 코너의 진입과 탈출 모두에서 시종일관 안정적인 움직임을 선보인다. 전반적으로 동급의 국산 소형차에 비해, 섀시의 완성도가 높다는 느낌을 크게 받게 된다. 동급 국산차들이 보여주는 불안한 느낌이 현저히 적고, 유럽식 소형차들과 같은 야무지고 쫀득한 감각이 허리와 손끝으로 알차게 전해진다.


아베오의 제동 시스템은 전륜 벤틸레이티드 디스크, 후륜 드럼 브레이크로 이루어져 있다. 4륜 모두에 디스크 내지는 벤틸레이티드 디스크를 채용하는 것이 일반화된 오늘날의 흐름을 감안하면, 드럼브레이크의 채용은 약간의 아쉬움이 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아베오의 제동 시스템은 걱정이 들 만큼의 성능이 아니다. 오히려 4륜 모두에 디스크 브레이크를 채용하고도 불안한 제동 성능을 보이는 동급 국산 소형차보다 훨씬 든든한 제동력을 뽐낸다. 고속에서의 풀 브레이킹에서는 약간 불안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지만, 그 이외의 영역에서는 충분하고도 남는 제동력을 보여준다.



아베오를 시승하면서 가장 인상에 남는 점이 있다면 `달리고 돌고, 서는` 자동차의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점이다. 경쾌함이 살아있는 똘똘한 파워트레인, 탄탄한 섀시와 차체, 그리고 든든한 제동력이 어우러져 일궈내는 주행감각은 아베오의 슬로건인 `Extreme Fun Driving`에 실로 부합하는 모습이라 할 수 있다. 기본기가 탄탄한 차는 그 자체로도 운전을 즐겁게 만들어 주는 법이다. 아베오는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자동차가 가진 도구적 가치는 물론, `즐거움`에 대한 가치까지 만족시켜준다.



그렇다면 일상적, 도구적인 가치는 어떠한가? 아베오는 이러한 부분에서도 만족스런 능력을 발휘해낸다. B세그먼트 급의 소형차로는 가장 넉넉한 축에 드는 실내 및 트렁크 공간을 확보했다. 이는 가족용 자동차로도 크게 손색이 없는 수준이다. 체급에 비해서 정숙성도 준수한 편이기에, 일상적인 운전에서 크게 스트레스를 주는 일이 없다. 특히 일상에서 가장 사용 빈도가 높은 3,000rpm 내에서의 소음이 수준급으로 억제되어 있다. 게다가 변속기에서 오는 충격도 적은 편이다. 연비도 충분히 우수한 수준이다. 승차감은 탄탄한 하체 덕에 다소 딱딱하게 느껴질 여지가 있다. 그러나 자잘한 요철 정도는 적당히 부드럽게 넘겨줄 줄도 아는 융통성 또한 지니고 있다. 따라서 아베오는 운전을 즐길 때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운행에서도 만족스런 능력을 보여준다.



시승차인 자동변속기 모델의 정부 공인 표준 연비는 도심 11.6km/l, 고속도로 15.5km/l, 복합 13.1km/l(3등급)이다. 트립컴퓨터 상의 연비는 도심-혼잡 8.9km/l, 도심-원활 12.2km/l, 고속도로는 16.4km/l를 기록했다. 크루즈 컨트롤을 갖추고 있기 때문에, 고속도로에서의 정속 운행에 크게 도움이 된다. 유럽식의 스톱/스타트 시스템을 갖추고 있지 않은 가솔린 자동차로서는 충분한 연비를 보여준다.



서두에도 언급하였지만, 아베오는 2015년형 모델부터 RS 모델에만 적용되었던 1.4리터 에코텍 터보엔진을 일괄적으로 적용했다. 또한 전모델 공통으로 ESC와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 경사로 밀림 방지 장치 등의 사양이 모두 적용되었다. VAT포함 가격은 6단 수동변속기 사양을 기준으로, 세단 모델 L Star 1,423만원, LS고급형 1,549만원이며, 자동변속기 선택 시 150만원이 추가된다. 1,799만원의 LT 최고급형, 1,879만원의 LT스포츠 모델에는 자동변속기가 기본 제공된다. 해치백의 경우, 수동변속기 모델을 기준으로 LS 스탠다드 1,522만원, LS스포츠 1,609만원이며, 자동변속기 선택 시 150만원이 추가된 가격으로 판매된다. 1,799만원 의 LT 최고급형과 1,999만원인 RS 모델에는 자동변속기가 기본 제공된다.



전모델 1.4 터보 엔진의 적용, 안전 사양의 강화와 함께 차의 완성도나 제조단가가 대폭 상승한 점을 감안해도, 이 급의 소형차로서는 결코 낮은 가격이라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같은 체급이나 같은 가격대의 다른 국산차에서 기대하기 어려운 탄탄하고 완성도 높은 주행질감과 독특한 디자인과 1.4 터보의 (국산차로서는)독특한 파워트레인 구성은 아베오를 쉬이 간과할 수 없게 만드는 부분이다.



아베오의 가격을 문제 삼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아베오의 운전대를 잡고서 시동을 걸고 직접 경험해 보면 이야기가 꽤나 달라진다. 아베오의 경쾌하고 씩씩한 1.4 터보 엔진의 사운드와 똘똘한 가속감, 직결감이 좋은 단순한 스티어링 시스템에서 오는 손맛, 완성도 높은 섀시가 주는 야무진 몸놀림, 거기다 충실하게 배려된 도구적 가치와 직접 마주하게 되면, 그러한 것들은 실로 사소한 불평이 되어버린다. 아베오는 소형차가 가진 본연의 즐거움을 새삼스레 다시 느낄 수 있었다. `Extreme Fun Driving`이라는 슬로건에 걸맞는 알찬 주행질감과 일상용 해치백의 실용성을 양립한 야무진 소형차를 원한다면 2015년형 아베오는 그에 대한 훌륭한 답안이 되어줄 수 있다.


[트랙에서 미친 듯이 질주하는 2015 아베오 택시 드라이빙 체험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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