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서운 신인의 등장 - 르노삼성 XM3 TCe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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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서운 신인의 등장 - 르노삼성 XM3 TCe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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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4.16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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르노삼성자동차(이하 르노삼성)의 신차, XM3를 시승했다. XM3는 르노삼성이 내놓은 신개념 소형 SUV로, 국내 최초로 시도되는 쿠페 스타일의 외관 디자인과 함께, 체급을 뛰어 넘는 가격 설정 및 편의사양으로 무장, 국내 소형 SUV 시장에서 셀토스를 위협할 만한 '무서운 신인'으로 큰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르노삼성의 XM3를 시승하며 그 매력을 파헤쳐보고자 한다. 시승한 XM3는 TCe RE 시그니처 모델이다.

XM3의 외관은 전반적으로 쿠페형 SUV에 가까운 모습을 하고 있다. SM6 및 탈리스만의 출시 이래 국내를 비롯하여 세계적으로도 호평을 얻고 있는 르노그룹의 디자인 언어를 쿠페형 SUV의 틀 안에 구현해 낸 인상이다. 르노의 신형 쿠페 스타일 크로스오버 SUV인 아르카나(Arkana)를 닮은 XM3의 외관 디자인은 공개 당시부터 큰 화제가 된 바 있다.

XM3는 동급에서 가장 긴 4,570mm의 차체 길이와 가장 낮은 1,570mm 차체 높이를 지니고 있다. 이를 통해 대체로 통상의 승용세단 등에 비해 푸짐한 체구를 갖게 되는 여타의 크로스오버와는 달리, 한층 날렵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반면 최저지상고는 186mm로 동급에서 가장 높으며, 휠/타이어는 215/55 R18 규격을 사용한다. 날렵한 외형의 차체를 높은 지상고와 대형의 휠/타이어가 떠받들고 있어 한층 당당해 보인다.

전면부의 인상은 르노 그룹의 디자인 언어를 한층 역동적인 분위기와 SUV로서의 감각을 부여한 것이 특징이다. 헤드램프는 좌우 끝자락을 한껏 치켜올리고 라디에이터 그릴은 입체적으로 도드라지는 격자를 넣어 화려하고도 강인한 인상을 만들어 낸다. 르노의 C 자형 주간상시등과 라디에이터 그릴은 수평기조를 강조하여 차체를 한층 넓어 보이게 한다. 거대한 하단의 공기흡입구와 메탈릭 페인팅으로 마감된 스키드 플레이트 또한 멋스럽다.

측면은 XM3의 외관에서 가장 인상 깊은 부분이다. 스타일리시한 패스트백 루프라인과 더불어 과하지 않게 강조된 은은한 볼륨감이 어우러져 역동성과 절제미를 모두 살렸다고 본다. 앞 휀더의 공기 토출구는 장식이기는 하지만 XM3의 역동적인 스타일을 더욱 강조해 주는 악센트가 되어 주며, 하단의 검정색 마감재는 크로스오버 SUV의 터프한 맛을 잘 살려 주고 있다.

뒷모습은 전반적으로 스포티한 감각을 표출하는 XM3의 스타일링을 자연스럽게 완성시켜 준다. 일체형에 가깝게 디자인된 테일램프는 수평기조를 강조하여 차체를 더욱 넓어 보이게 하는 한 편, 공기 배출구와 스키드플레이트, 그리고 듀얼 엔드파이프를 흉내낸 범퍼의 디테일 역시 스포티한 감각을 더한다. 테일게이트 끝자락을 리어 스포일러처럼 접어 올린 점도 돋보인다.

인테리어 또한 상당히 현대적인 분위기다. 수평 기조로 디자인된 대시보드를 시작으로 돌출형으로 설계된 신형의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 후륜구동 자동차처럼 바짝 치켜 올린 플로어 콘솔 등이 눈에 띈다. 전반적으로 SUV라기보다는 승용 세단에 훨씬 가까운 분위기의 인테리어를 보이고 있다. 실내의 마감재 역시 한층 동급에서 뒤지지 않는 수준이며, 감성품질의 측면에서도 이전의 르노삼성 계열 차종에 비해 발전된 느낌이 든다.

스티어링 휠은 르노삼성자동차들이 공통적으로 사용하는 3스포크 스타일이며, 쥐기 편하고 조작감도 나쁘지 않다. 계기반은 숫제 TFT-LCD를 사용하고 있으며, 각 주행 모드 등에 따라 우수한 시인성을 제공하는 세 가지 테마를 제공한다. 새로운 돌출형 터치스크린 디스플레이는 기존 르노삼성 SM6나 QM6 등에 적용된 것에 비해 한결 개선된 해상도와 조작감을 가지고 있다. 새롭게 채용된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여전히 불필요한 중간 과정이 많은 편이기는 하지만, 기존의 S-LINK에 비해 사용 편의성이 상당히 개선되었다는 느낌을 준다. 오디오는 BOSE의 시스템을 적용했다.

운전석은 전반적으로 탄탄한 착좌감과 더불어 상당히 높은 편에 속하는 시트포지션이 특징이다. 높은 시트포지션은 르노 및 르노삼성 자동차들의 공통적인 특징으로 생각될 정도로, 남성보다는 여성 운전자들에게 더욱 어필할 수 있는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여기에 루프의 높이도 지나치게 낮지 않아, 상당히 우수한 승하차 편의성을 경험할 수 있다. 앞좌석은 사양에 따라 전동조절 기능과 2단계의 열선/통풍 기능이 적용된다.

뒷좌석은 의외다. 통상 이러한 형상을 가진 크로스오버들이 대체로 뒷좌석의 공간이 불만족스러운 모습을 보이곤 하는데, 적어도 XM3는 예외라고 본다. 뒷좌석 또한 앞좌석 이상으로 시트포지션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머리 공간은 충분하다. 패스트백형 루프라인을 가지고 있음에도 통상의 세단에 가까운 머리 공간을 제공하는 덕분이다. 다리공간 역시 충분하여 일반적인 성인 남성에데고 충분한 수준의 거주성을 제공한다.

트렁크공간도 넉넉한 편이다. 기본용량만 513리터에 달하는 공간을 제공하는데다, 트렁크룸 내부 공간도 돌출부가 거의 없어 짐을 싣고 내리기 편리하게 만들어져 있다. 트렁크룸 바닥은 상하 2단계의 높이로 조정할 수 있도록 설계하여 용도에 따라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 넉넉한 기본 트렁크 공간은 동급으로 여겨지는 소형 SUV들에 비해 월등한 편의성을 제공한다.

르노삼성 XM3는 차종에 따라 두 가지의 파워트레인이 실린다. 그 중 이번에 시승하게 된 TCe 모델에는 메르세데스-벤츠와 르노 그룹이 공동개발한 1.3리터 직렬4기통 가솔린 터보 엔진이 실린다. GTe 모델에는 1.6리터 자연흡기 가솔린 엔진이 실린다. TCe 모델의 1.3리터 가솔린 터보 엔진은 XM3의 주력 파워트레인으로, 최고출력 152마력/5,500rpm, 최대토크 26.0kg.m/2,250~3,000rpm의 성능을 발휘한다. 이 엔진은 르노삼성이 XM3를 통해 처음으로 선보인 신규 가솔린 엔진이다. 변속기는 독일 게트락(GETRAG)의 7단 습식 듀얼클러치 변속기가 짝을 이룬다. 구동방식은 전륜구동 뿐이다.

1.3리터 배기량의 4기통 터보 엔진을 사용하는 XM3의 정숙성은 약간의 아쉬움이 있다. 차량 자체의 방음 처리는 나쁘지 않은 편이지만 엔진의 정숙성이 그다지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한다. 과급엔진은 자연흡기 엔진에 비해 소음과 진동이 조금씩 더 큰 경향을 보이는데, XM3도 그러한 사례 중 하나다. 외부 소음을 차단하는 면에서는 통상의 준중형세단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주지만, 파워트레인에서 유입되는 소음과 진동이 그다지 작지는 않은 편이다. 특히 저회전에서 소음과 진동이 다소 나타나는 편이다. 물론 디젤엔진의 수준까지는 아니지만, 통상의 유들유들한 가솔린 엔진에 익숙한 운전자에게는 다소 낯설게 느껴질 수 있다.

승차감 또한 나쁘지 않다. 적어도 앞좌석에서만큼은 상당한 수준의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으며, 노면의 요철에 대해 시종일관 부드럽게 대응한다. 후륜 서스펜션은 토션빔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크게 거친 느낌을 받지는 않는 편이며, 일상에서의 운행환경에서 대체로 편안한 운행 환경을 제공한다. 하지만 전반적으로 차체와 하체 모두 느슨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편이다. 

가속력은 제법 충실하다. 1.3리터 터보 엔진은 준중형세단에 육박하는 몸집을 이끌기에 한 점 부족함 없다. 2,250rpm의 저회전에서부터 터져나오는 묵직한 토크가 차체를 꽤나 똘똘하게 밀어 붙인다. 스로틀 반응이 다소 느슨한 편이기는 하지만 원하는 시기에 원하는 만큼 가속을 하는 데 있어 모자람은 없다.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통상의 유체클러치 기반 자동변속기에 가깝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부드럽게 변속하는 편이다. 패들시프트를 사용해도 약간 여유를 부리는 느낌이다.

운동성 면에서는 의외의 모습을 보여준다. 날렵해보이는 외모와는 꽤나 다른 느낌이기 때문이다. XM3는 운전자가 몸으로 체감할 수 있는 모든 면에서 느슨하다는 인상을 준다. 부드러움으로 일관하는 하체와 스로틀, 스티어링 시스템, 브레이크 등 모든 곳에서 느껴지는 느슨함으로 인해 스포티한 주행과는 거리가 있다고 생각된다. 스포츠 모드로 전환하면 스티어링 시스템의 조작감이 약간 묵직해지고 스로틀 반응도 반 템포 빨라지기는 하지만, 아주 극적인 변화로 이어지지는 않는다.  적극적으로 코너에 달려들기 보다는 주행하는 구간의 선형을 먼저 읽고 움직여야 하는 편에 가깝다. 성격 자체가 보다 편안한 주행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는 인상을 준다.

연비는 상당한 수준이다. 르노삼성 XM3의 공인연비는 시승차인 TCe260 18" 휠 사양을 기준으로 도심 11.8km/l, 고속도로 15.3km/l, 복합 13.2km/l다. 시승을 진행하며 체크한 구간 별 평균 연비는 차이가 있었다. 도심의 경우, 공인연비에 아주 근접한 11.4km/l를 기록한 반면, 고속도로는 공인연비를 상회하는 18.9km/l의 평균연비를 기록했다. 구동손실에서 우월한 듀얼클러치의 장점과 저회전에서 실질적인 힘이 나오는 엔진의 특성이 잘 맞아 떨어진 결과로 볼 수 있다.

르노삼성 XM3는 가격 면에서도 상당한 이점이 있다. 1.6리터 엔진을 실은 기본형 모델인 1.6 GTe SE 모델의 가격이 1,719만원(개소세 인하분 반영시)에, TCe  모델들은 2,083~2,532만원의 가격이 설정되어 있다. 이는 먼저 판매했었던 소형 SUV 모델 QM3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가격대로 볼 수 있다. 여기에 체급은 더 커지고 편의사양 역시 중형세단에 가까울 정도로 풍족한 편이다. 이 덕분에 르노삼성 XM3는 시장에서 상당한 호응을 이끌어 낸 바 있으며, 출시 15일 만에 누적 계약대수 16,000대를 돌파한 바 있다.

르노삼성자동차 XM3는 국내 소비자들이 진정으로 원하는 요소들을 잘 짚어내, 자사의 신차에 잘 녹여냈다고 본다. 전통적으로 배기량은 작고 차체 크기는 크면서 편의사양이 풍부한 차를 선호하는 대한민국 자동차 시장의 성향에 이만큼 잘 들어맞는 차가 또 있을까 싶다. 과당경쟁 상태에 접어 든 국내 소형 SUV시장에서 XM3는 새로운 바람을 불러 일으키고 있는 무서운 신인으로, 시장에 큰 변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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