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5년, 최초의 국산 카라반이 탄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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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5년, 최초의 국산 카라반이 탄생하다
  • 모토야
  • 승인 2020.12.30 1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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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대를 지나면서 대한민국에는 '캠핑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주5일제 확산과 더불어 중흥의 시기를 맞이한 대한민국의 캠핑/아웃도어 시장은 2010년 이후 매년 성장을 거듭해 왔다. 아울러 오토캠핑 문화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났다. 캠핑카를 비롯한 다양한 종류의 RV(Recreational Vehicle)들이 해외로부터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이다.

물론, 국내에서도 이러한 형태의 차량은 1990년대부터 중소규모 업체들을 중심으로 생산이 이루어졌던 바 있다. 그렇지만 국내의 RV 산업이 급속하게 발전하게 된 것은 이 시기를 전후해서다. 게다가 2020년은 코로나19의 전지구적 확산에 따라, '나만의 공간'이 담보되는 RV가 안전한 여행의 방식으로서 각광받으면서 국내 RV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졌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캠핑카가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중반 쯤부터다. 하지만 카라반의 경우에는 그 보다 10년 더 전인 1985년에 만들어졌다. 이 당시는 아직 캠핑카는 커녕, RV에 대한 개념조차 제대로 정립되어 있지 않았던 시기였다. 게다가 최초의 카라반은 현존하는 국내 RV제조사들이 아닌, 자동차 제조사가 만들었다. 바로 ‘쌍용자동차’다. 정확히는 쌍용그룹 인수 합병 이전의 ‘동아자동차’가 그 주인공이다.

동아자동차는 1985년, '동아 하우스 트레일러'라는 이름의 양산형 카라반을 내놓았다. 이 카라반은 당시 본격적으로 '코란도' 브랜드를 전개하기 시작한 시점이었다. 그리고 이 코란도를 이용하여 견인할 수 있는 레저 목적의 장비를 함께 개발하여 내놓는 혁신적인 시도를 감행한 것이다.

'집'과 '트레일러'를 조합한 직관적인 이름을 가진 동아 하우스 트레일러는 단일 모델만이 아닌, 두 가지의 전혀 다른 형태의 차종으로 출시했다. 하나는 ‘콘더식’ 차량이고 다른 하나는 '접이식' 차량이었다. 콘더식 차량은 복고적인 스타일의 유럽식 카라반에 가까운 외관과 내부 구성을 가졌다. 화장실이나 욕실은 없지만 4인가족이 취침할 수 있는 접이식 소파, 수전과 싱크대가 갖춰진 주방, 각종 수납함 등을 갖춘 번듯한 구성을 지녔다. 접이식 트레일러 차량은 미국계 제조사들에서 볼 수 있는 접이식 캠핑 트레일러들과 동일한 구성을 가졌다.

1985년 8월경 선보인 동아자동차 하우스 트레일러는 가볍고 견고한 차체 구조를 비롯하여 적당한 크기와 범용성을 지녔다. 특히, 동아자동차는 본래의 목적인 낚시, 캠핑 등의 레저 용도 외에도, 격오지의 건설 및 토목 등의 공사 현장에서 간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이동식 사무실 및 숙직실의 용도로 홍보했다.

하지만 너무나도 시대를 앞서간 탓이었을까? 동아 하우스 트레일러는 저조한 판매량으로 인하여 후속 차종 없이 단종을 맞았다. 동아 하우스 트레일러 이후, 국내에서 자체적으로 카라반이 만들어지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10년 이상의 세월이 지난 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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