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리드와는 다르다! '바이퓨얼' 알아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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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브리드와는 다르다! '바이퓨얼' 알아보기
  • 모토야
  • 승인 2023.01.10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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쌍용자동차가 최근 자사 SUV 모델 토레스의 신규 파워트레인을 출시했다. 쌍용자동차는 이 차를 두고,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라고 소개하고 있다. 이 차는 가솔린과 LPG를 함께 사용하는 모델로, 두 가지의 연료를 함께 사용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이 차는 엄밀히 말하자면 하이브리드 모델은 아니다. 아마도 마케팅을 위해 이러한 명칭을 붙인 것으로 보인다. 이 차는 정확하게 표현하자면 하나의 엔진으로 두 가지의 연료를 사용할 수 있는 '바이퓨얼(Bi-fuel)' 모델이다. 그렇다면 바이퓨얼과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차이점은 무엇일까?

하이브리드와 바이퓨얼을 나누는 기준은 '동력원'에 있다. 바이퓨얼은 '하나의 동력기관으로 두 종류의 연료를 사용'하는 것을 의미하는 반면,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두 종류 이상의 동력기관이 존재'하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의 경우에는 통상적으로 내연기관과 전동기(전기모터)가 결합되어 있는 구조를 갖는다. 그 중에서도 현재 시장에서 주류를 이루고 있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은 가솔린 엔진과 교류(AC)전동기를 조합한 형태다. 가솔린 엔진은 단시간의 고속운전에 유리한 내연기관이기 때문에 엔진이 수시로 정지 및 재시동을 반복해야 하는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을 구성하기에 가장 알맞은 내연기관이다. 교류전동기는 크기에 비해 강력한 동력을 발생시킬 수 있고, 구동 시작과 동시에 최대토크가 발생하는 덕분에 가솔린 엔진의 약점을 보완하는 작용을 한다. 특히 출발가속이나 오르막길 주행에서 가솔린 엔진에 가해지는 부담을 크게 덜어줄 뿐만 아니라 연료의 낭비를 크게 줄일 수 있다.

물론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제약이 따른다. 먼저, 강력한 교류전동기를 동작시키기 위해 차내에 별도의 고전압 교류전장계를 추가로 설치해야 한다. 그리고 적어도 1기 이상의 교류전동기를 위해 별도의 배터리도 내장해야 한다. 그 뿐만 아니라 서로 특성이 다른 두 가지의 동력원이 제 성능을 낼 수 있도록 하는 정교한 동력제어장치도 필수다. 이 때문에 하이브리드 자동차는 동형의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자체중량이 크게 증가하며, 차량 내부의 공간확보 면에서도 불리한 점이 있다. 그리고 더욱 많은 장치들이 추가되는 만큼, 가격 또한 내연기관 차량 대비 훨씬 높아진다. 물론 근래에는 기술의 발달로 인해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내부공간 감소의 문제는 크게 줄어든 편이다. 

그렇다면 바이퓨얼은 어떨까? 최근에 출시된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의 경우에는 가솔린과 LPG를 병용하는 형태이며, 그동안 국내에 정식으로 출시되었던 바이퓨얼 모델들의 절대다수가 이 방식을 사용했다. LPG 파워트레인 자체가 가솔린 파워트레인에 기반하여 개발되기 때문에 기술적인 면에서 공통성이 높다. 가솔린+LPG 방식의 바이퓨얼의 경우에는 LPG 연료의 사용과 관련된 몇 가지 장치들만 구비하면 되는 덕분에 상대적으로 개발이 용이하다.

또한 LPG 가격이 휘발유 대비 현저히 낮은 국내의 환경에서 LPG와 가솔린 바이퓨얼 방식 자동차는 순수 가솔린 자동차나 순수 LPG 자동차 대비 충실한 성능과 유류비 절감 효과를 동시에 누릴 수 있어 여러모로 유리하다. 이 때문에 후술할 모닝 바이퓨얼의 등장 이전에도 이미 출고된 차량을 개조하는 방식으로 바이퓨얼 시스템을 사용하는 차들이 존재했다.

국내 완성차업체에서 직접 개발해 제품화한 바이퓨얼 자동차는 2011년 6월 출시된 기아의 2세대 모닝 바이퓨얼 모델이 최초다. 2세대 모닝 바이퓨얼 모델은 LPG를 주 연료로 사용하고, 가솔린은 보조연료, 특히 동절기에 시동성이 크게 떨어지는 LPG의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사용한다. 모닝 바이퓨얼은 37리터 용량의 LPG 가스 탱크와 10리터 용량의 가솔린 연료탱크를 갖추는데, 두 연료탱크를 가득 채운 상태에서 제원 상으로는 744km에 달하는 최대 주행거리를 갖지만, 운행 환경에 따라서는 400~500km 정도에 불과하다고 한다. 여기에 태생적으로 연료탱크 용량이 매우 작기 때문에 도심 내 주행이 많은 경우에는 가스 충전에 대한 스트레스가 심한 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그러나 휘발유만을 주유해야 하는 통상의 경차에 비해 월등히 저렴한 LPG를 주 연료로 사용하므로, 유류비 절감효과 만큼은 쏠쏠했다고 한다.

이 바이퓨얼 시스템은 뒤이어 출시된 동사의 박스형 경차 모델 레이(Ray)에도 적용된 바 있다. 그러나 지금은 이들 바이퓨얼 모델은 모두 사라졌다. 이는 일반인의 LPG 자동차 구매가 가능해지면서 메리트를 잃었다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이며, 현재의 3세대 모닝에 이르러서는 아예 LPG만 사용하는 모델이 출시되었기에, 더 이상 바이퓨얼 모델이 출시되지 않을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쌍용 토레스 같이 중형급 SUV 차종이 바이퓨얼 모델이라면, 상당히 매력적일 수 있다.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의 경우에는 기본적인 체급이 받쳐주는 덕분에 연료탱크 용량을 충분히 여유롭게 확보할 수 있다. 가솔린 탱크는 50리터, LPG 탱크는 58리터의 여유로운 용량을 확보하고 있으며, 이 덕분에 완전히 충전 및 급유시 1,000km 가량의 항속거리를 기대할 수 있다. 여기에 LPG 탱크는 도넛형 탱크를 사용하므로 적재공간 침해도 억제하고 있다. 이러한 특징으로 인해 토레스 하이브리드 LPG는 유류비가 부담되는 가솔린 SUV와 동력성능이 부족한 LPG SUV 사이에서 매력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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