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없었던 색다른 럭셔리 MPV가 왔다! 토요타 알파드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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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에 없었던 색다른 럭셔리 MPV가 왔다! 토요타 알파드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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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10.06 18: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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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토요타자동차에서 새로운 미니밴, 알파드를 출시했다.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알파드를 출시하면서 미디어를 대상으로 한 시승행사를 진행했다. 이전에 없었던 새로운 모빌리티, 4세대 알파드를 직접 경험해 보며 그 매력을 짚어본다. 국내 시판되는 토요타 알파드는 이그제큐티브 라운지(EXECUTIVE LOUNGE) 단일 트림으로만 판매된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는 머리끝부터 발 끝까지 의전을 위한 사양으로 제작되는 알파드 라인업의 정점에 있는 트림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9,920만원.

알파드를 시승하기 전에
토요타 알파드의 외관에서부터 '차이'를 느낄 수 있다. 이러한 형태는 국내 시장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형태이기 때문이다. 알파드의 외관은 1.5박스형에 가까운 차체를 가지고 있으며, 차체의 길이와 폭은기아 카니발과 같은 미국 시장 지향의 미니밴 대비 훨씬 작다. 그러면서도 차체 높이는 상당히 높은 편이다. 이러한 이유로 알파드의 외관은 국내에서는 현대 스타리아와 같은 상용차로 보여질 소지도 있다. 알파드가 이러한 외관을 갖게 된 배경에는 이 차가 본래 일본 내수시장을 위한 모델로 출발했다는 데 있다.

일본의 미니밴/MPV 시장은 일본 자동차 세법 상으로 '소형차(小型車)'에 속하는 소형급, 준중형급, 중형급, 그리고 '보통차(普通車)'급에 속하는 대형급 모델로 세그먼트가 세분화되어 있다. 토요타 알파드는 그 중에서도 보통차에 속하는 가장 큰 체급의 모델이다. 일본 자동차 세법에서 말하는 보통차란, 소형차의 기준이 되는 배기량 2,000cc 미만에 길이 4.7m, 너비 1.7m, 높이 2.0m 미만, 승차 인원 10인승 이하의 조건을 초과하는 차량을 말한다. 보통차는 번호판의 앞자리 숫자로 '3'이 붙기 때문에 일본에서는 통칭 '3넘버(3ナンバー)'로 불린다. 3넘버 차량은 소형차로 분류되는 5넘버(5ナンバー)에 비해 더욱 무거운 세금이 부과되며, 가뜩이나 막대한 비용으로 악명 높은 자동차 검사(車検)에 드는 비용까지 상승하여 부담이 매우 커진다. 이 때문에 보통차급에 해당하는 미니밴 모델은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꾸준히 고급화 전략을 추구하게 되어 현재는 일본 내에서 전통적인 고급 세단의 자리를 대체했다.

4세대 알파드는 4,995mm의 길이와 1,850mm의 폭, 그리고 1,935mm의 높이를 갖는다. 이는 국산 미니밴 모델인 기아 카니발에 비하면 160mm나 짧고, 폭은 145mm나 좁은 반면, 높이는 160mm나 더 높다. 휠베이스는 3,000mm로, 기아 카니발에 비해 90mm가 짧다. 이미 차체 크기에 제한이 없어지는 3넘버 차종임에도 불구하고 알파드가 이러한 크기를 갖는 이유는 일본의 교통 환경에서 기인한다. 일본의 도심지 주차장은 평면주차공간이 부족해 대체로 기계식 주차장에 의존하는데, 이 기계식 주차장에 출입할 수 있는 규격 상한선이 '길이 5,000mm, 폭 1,850mm 이하'다. 즉, 알파드의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는 여기에 맞춘 결과고 보면 된다. 하지만 이렇게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에서 오는 장점도 있는데, 그 이유는 이후의 단락에서 후술한다.

일본식 미니밴의 전형을 보여주는 외관
외관 디자인은 강렬한 인상의 전면부와 독특한 라인을 그리는 벨트라인, 그리고 차체 측면으로 전개되는 역동적인 캐릭터 라인과 굴곡이 특징이다. 특히 전면부는 1박스~1.5박스형에 가까운 형태에서 고급차종이라는 것을 어필하기 위해 장식적인 요소들이 크게 강조돼있는데, 이는 일본 3넘버 미니밴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디자인 경향이다. 특히 2010년대 후반에 출시되었던 차종들은 전면부에 과도하다 싶을 정도로 크롬 장식을 사용했었고, 해당 시기에 등장했던 3세대 알파드 역시 그러했다. 그러나 오히려 4세대 알파드의 경우에는 지난 3세대 모델에 비해 훨씬 얌전해 보일 정도다. 그러면서도 각각의 면을 최대한 입체적으로 구성해 시각적으로 돋보이게 만들었다.

측면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독특한 벨트라인과 사각 박스형에 가까운 D필러 디자인, 그리고 볼륨감을 크게 강조한 차체 측면의 굴곡 등이다. 크기를 늘리는 데 한계가 명확한 일본식 미니밴/MPV의 특성 상, 사각형에 가까워지는 뒤쪽의 디자인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다. 차체 곳곳에서 나타나는 굴곡은 시각적으로 밋밋해 보일 수 있는 차체의 스타일을 보완한다. 알파드 특유의 벨트라인도 이렇게 화려한 시각적 효과를 주는 부분이다. 이 특유의 벨트라인은 1~2세대 모델 특유의 B필러 라인을 재해석한 것으로, 차체에 한층 역동적인 분위기를 부여한다. B필러에서 시작해 A필러를 휘감아돌며 루프 끝까지 이어지는 형태의 크롬장식도 인상적이다.

뒷모습에서는 일본식 미니밴의 전형적인 모습이 드러난다. 사각형에 가까워서 밋밋해 보일 수 있는 후면부의 형태를 보완하기 위해 곳곳에 입체적인 조형을 가한 것은 물론, 테일램프는 기본적으로는 분리형이지만 블랙 하이글로스 패널을 활용해 일체화되어 있는 느낌ㅇㄹ 줄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테일램프는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볼 수 있는 격자형 패턴을 옮겨 온 느낌이며, 이를 통해 전면부 디자인과의 개연성을 확보하고 있다. 트렁크의 개구부는 굉장히 크게 설계되어 있다는 점 역시 일본식 미니밴의 특징적인 요소다.

'낮은 바닥, 높은 천장'의 오모테나시
알파드는 토요타의 고급 브랜드인 렉서스의 핵심 가치이자, 일본의 전통적인 가치이기도 한, '오모테나시(おもてなし, 환대)'의 사상을 바탕으로 개발되었다고 한다. 이를 가장 먼저 감지할 수 있는 부분은 다름 아닌 '승하차 편의성'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그렇게 크게 다뤄지지 않는 부분이지만, 일본의 자동차 시장에서 상당히 중요하게 여기는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이 승하차 편의성이다. 알파드의 승하차 편의성은 기아 카니발에 압도적으로 우수하다. 슬라이딩 도어의 개구부 자체가 훨씬 넓은 것을 시작으로, 카니발에 비해 20mm나 더 낮은 지상고, 220mm에 불과한 도어 스텝 높이, 그리고 B필러에 설치된 총연장 620mm에 달하는 롱 타입 어시스트 그립, 그리고 압도적으로 높은 천정고가 서로 시너지를 이루고 있는 결과다. 이러한 덕분에 알파드는 일반인은 물론, 어린이, 거동이 불편한 노인, 심지어는 일반인에 비해 덩치가 압도적으로 큰 스모 선수들까지 누구나 편안하게 승하차 할 수 있다.

그리고 실내에 들어서는 순간, 알파드의 진정한 매력이 드러난다. 바로 '낮은 바닥과 높은 천장'에서 오는 압도적인 개방감과 쾌적한 거주성이 그것이다. 알파드의 핵심인 실내 높이는 최대치가 1,400mm(2열 좌석 기준)에 달하는 데, 이는 7~8세 정도의 어린이는 실내에서 걸어다닐 수도 있는 수준이다. 일본 미니밴 시장에서는 자국의 교통환경과 충돌 및 전도 시 안전성 확보 등 모든 고려했을 때 가장 이상적인 수치를 1,350~1,400mm 정도로 보는데, 알파드는 여기서도 가장 최대의 수치를 뽑아낸 것이다. 이 높은 실내고 덕분에 차내에서의 모든 동선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쾌적할 뿐만 아니라 체감 상으로 넉넉한 공간감을 느끼게 한다.

대시보드는 극단적인 랩 어라운드(Wrap around, 차내 공간이 승객을 감싸는 형태) 스타일을 취함으로써 아늑하고 편안한 분위기를 낼 수 있도록 한다. 대시보드는 렉서스 차종에 준하는 고급스러운 스타일과 치밀한 마감품질을 보여주며, 곳곳에 수납공간을 마련해 편의성을 살렸다. 알파드에는 디지털 룸미러가 적용되는데, 이는 후방 시야가 제한되어 있는 미니밴 모델임을 감안한 것이다. 단, 카메라의 화각은 다른 제조사의 디지털 룸미러에 비해 작다. 해당 기능을 트레일러 견인 운행에 사용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미국이나 유럽권 제조사의 그것과 달리, 설계 당시부터 거울식 룸미러를 대체하는 개념 정도로만 고려한 듯 하다. 여기에 사람의 신체(무릎, 손, 팔꿈치 등)가 닿을 만한 지점에 소프트 패드를 덧대, 차내의 구조물에 닿았을 때 느껴질 수 있는 불쾌감을 줄였다. 이 뿐만 아니라 2/3열 좌석에서는 어디에 앉아 있어도 쾌적함을 제공하기 위해 차량용으로서는 보기 드문, 위에서 아래로 내려오는 방식의 선셰이드를 적용해, 햇빛을 가리면서도 바깥을 볼 수 있도록 한 세심함이 돋보인다.

여기에 국내 도입 사양인 이그제큐티브 라운지는 철저하게 의전용 사양으로 만들어진 차종이다. 그래서 2열 좌석은 전용의 오토만 시트를 적용하고 있다. 이 시트는 시트 포지션 자체는 그다지 낮지 않은 편이지만, 이는 가정용 거실 소파 수준의 높이에 맞춘 것이라고 한다. 이 좌석은 항공기의 비즈니스 좌석처럼 사용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선, 통풍, 그리고 마사지 기능까지 골고루 갖추고 있다. 가죽의 질감도 최상급이며, 시트의 각 부위의 경도를 세심하게 설정해 체형에 거의 구애받지 않고 편안한 자세를 설정할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이 시트는 다른 좌석에는 없는 전용의 진동 저감 마운트까지 설치되어 있어, 다른 좌석과 확실하게 구분되는 승차감을 선사한다. 시트는 전동식으로 전후 슬라이딩이 되는데, 통상적인 전동식 슬라이드와는 달리, 단계가 정해져 있다는 느낌을 준다. 조금만 앞으로 옮긴다는 생각으로 살짝만 눌러도, 정해진 위치에 멈춰서 "찰칵"하는 접합음이 들리는데, 이는 충돌시 탑승객의 안전을 확보하기 위한 조치라고 한다. 심지어 슬라이딩 기능은 수동으로도 사용할 수 있늫ㄴ데, 이는 3열좌석에 탑승한 승객을 배려한 것이다.

2열좌석에 앉은 상태에서 위쪽을 바라보면 길다란 오버헤드 콘솔을 볼 수 있다. 이그제큐티브 라운지 사양에만 적용되는 이 슈퍼 롱 오버헤드 콘솔에는 차량의 도처에 흩뿌려져 배치되었던 조명, 윈도우 스위치, 선루프, 에어컨 송풍구 등등의 각종 기능이 집약되어 있다. 오버헤드 콘솔의 높이는 시트의 높이에 맞춰 설계되어 있어서 조작에 아무런 불편함이 없다. 단, 국내 도입분에는 윈도우 스위치가 빠지게 되었는데, 이는 국내의 자동차 인증과 관련한 규제로 인한 것이라고 한다. 오버헤드 콘솔의 가장 앞쪽에는 전용의 17인치 모니터가 설치된다.

국내도입분인 이그제큐티브 라운지의 경우에는 3열 좌석은 공간 면에서 다소의 손해를 본다. 그렇지만 시트 자체의 구성은 성인에게 충분한 수준의 착좌감과 거주성을 제공한다. 3열좌석은 리클라이닝은 물론 전후 슬라이딩도 가능해서 탑승자에게 맞는 최적의 자세와 공간을 확보할 수 있다.

3열 좌석은 접어서 짐공간을 늘리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는데, 접히는 방식이 독특하다. 기아 카니발이 사용하는 스토우 앤 고(싱킹시트) 방식도 아니고, 옛 미니밴들처럼 더블폴딩이나 팁업 방식도 아닌, 오래된 SUV에서나 볼 법한 5:5 좌우 분할 접이식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좌석을 위쪽으로 올려 접은 후에 벨트로 고정하는 방식인데,, 힘이 조금 들어가는 편이기는 하지만 시트를 바닥에 수납하는 것 못지않게 광활한 공간을 만들어낼 수 있다. 심지어 트렁크의 바닥면조차 상당히 낮은 덕분에, 이쪽으로 승하차가 가능할 정도다. 3열좌석을 접게 되면 골프백 4개를 세워서 싣고노 한참 남을 정도의 넓은 공간이 조성되며, 트렁크룸 바닥 아래에도 추가적인 수납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뼈대부터 새로 만들어졌다.
이번에 국내 시장에 들어오게 된 알파드는 완전히 새로 개발한 4세대 모델로, 토요타의 글로벌 아키텍처(TNGA)를 설계 기반으로 한다. 그 중에서도 전륜구동형 중형~준대형급까지 대응하는 GA-K 플랫폼을 기초로 하고 있다. GA-K 플랫폼은 동사의 중형세단 캠리부터 준중형 SUV RAV4, 미국시장용 미니밴 모델 시에나, 그리고 렉서스 RX, NX, ES 등, 가장 널리 사용되며 바닥까지 검증을 마친 설계 기반이기도 하다. 

알파드의 차체구조는 같은 설계기반을 공유하는 다른 차종과 상당히 다른 구조를 취하고 있다. 하이브리드 배터리팩의 위치부터 다른데, 하이브리드 배터리팩이 뒷좌석 하단이 아닌, 1열좌석 하단에 위치한다. 이는 앞서 언급한 '낮은 승객석 바닥 높이'를 실현하기 위한 것이다. 이는 더욱 진보한 배터리 기술로 배터리팩 자체가 기존 대비 한층 소형/경량화된 덕분에 이러한 구조를 취하면서도 전후 중량배분을 맞출 수 있었다고 한다.

여기에 차체의 뒤틀림을 최소화하기 위해 컨버터블 차량에 사용되는 차체보강 기법을 다수 채용했다. 컨버터블은 구조상 고정된 지붕이 없기 때문에 차체 바닥만으로 모든 응력에 견뎌야 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든든하게 보강된 바닥과 더불어 알파드의 차체구조는 필러와 지붕, 그리고 바닥을 하나의 일체화된 고리(Ring) 형태의 환상(環狀)구조를 적용함으로써 차체 강성을 크게 높였다. 이렇게 독특한 구조를 취할 수 있었던 것은 그만큼 글로벌 아키텍처가 가진 설계의 유연성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서스펜션은 전륜에 맥퍼슨 스트럿, 후륜에 더블위시본(이라고 주장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파워트레인은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 기반의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사용한다. 직렬 4기통 2.5리터 앳킨슨 사이클 가솔린 엔진은 190마력/6,000rpm의 최고출력과 24.4kg.m/4,300~4,5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이를 보조하는 전기모터는 전륜과 후륜에 적용되는 모터가 서로 다른데, 전륜에 탑재되는 모터는 182마력의 최고출력과 27.5kg.m의 최대토크를, 후륜에 탑재되는 모터는 54마력의 최고출력과 12.3kg.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시스템 합산 최고출력은 250마력이다.

운전석에서 경험한 알파드
그렇다면 2열 좌석이 아닌, 운전석에서 느끼는 토요타 알파드의 모습은 어떨까? 일단 버튼을 눌러 시동을 걸자, 차내는 고요함을 유지한다. 풀 하이브리드 구동계를 사용하는 덕분에 시동 버튼을 누른다고 해서 바로 시동이 걸리지는 않는다. 단, 외부 온도가 매우 낮거나 하이브리드 배터리의 전력이 충분치 않은 경우, 혹은 공조장치를 가동하고 있는 경우 등에는 바로 시동이 걸리기도 한다. 그렇지만 막상 시동이 걸린 상태라고 해도 차내가 갑자기 시끄러워지는 일은 없다. 적어도 파워트레인에서 발생하는 소음은 훌륭하게 억제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 유입되는 소음과 하부에서 올라오는 소음까지 효과적으로 막아내고 있다. 이러한 점은 의전용 차량으로서도 아주 훌륭한 수준이다.

승차감은 1열 좌석과 2열 좌석의 느낌이 확실하게 구분될 정도로 다르다. 1열 좌석에서의 감각은 바닥이 다소 높은 승용 미니밴 혹은 SUV의 승차감에 가깝다. 하지만 차량의 무게중심이 충분히 낮게 느껴지는 덕분에 드높은 차체 높이에 비해 수준급의 안정감을 경험할 수 있다. 적당히 부드러운 서스펜션 세팅과 낮고 안정감 있는 차체 덕분에 노면의 요철을 부드럽게 흡수하면서도 불쾌감이 적은 감각을 제공한다.

토요타의 2.5리터 3모터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공차중량만 2.3톤 가량인 알파드에게 충실한 동력을 제공한다. 에코모드를 해제하고 가속을 개시하면 서두르지 않고 진중하게 속도를 올린다. 가속페달을 밟은 순간부터 모든 힘을 쏟아 붓는 느낌이 아니라 밟는 만큼 순차적으로 동력이 전개되는 느낌인데, 이러한 느낌은 빠르고 즉각적인 반응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는 국내 운전자들에게는 호불호가 갈리는 요소가 될 수 있다.

조종성능은 드높은 차체 높이를 감안했을 때 뜻밖이다. 이번 시승코스는 산악도로 구간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는데, 이러한 구간에서도 알파드는 꽤나 끈질기게 노면을 붙잡고 늘어진다. 스티어링 조타시 차량의 회두성과 응답성 면에서 세단과 놀라울 정도로 유사하다는 점이 인상적이다. 준수한 승차감과 조종성 덕분에 장시간의 시승이었음에도 피로감이 상당히 적었다.

이 뿐만 아니라 앞서 언급했던 상대적으로 작은 차체 크기 덕분에 이로운 점들도 있다. 국산 미니밴과 비교했을 때 작은 폭과 짧은 길이는 좁은 길이나 주차시에 정말 편리하다. 기본적으로 약간 높은 시트 포지션에, 2개로 나뉜 A필러, 낮게 배치된 사이드미러를 가지고 있어서 시야도 훌륭해서 차량을 움직이는 데 있어서 부담감이 훨씬 덜하다. 뒷좌석의 VIP뿐만 아니라 운전사에게도 충분히 친절한 차라고 본다.

2열에서 경험한 알파드
그렇지만 2열 좌석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질까? 먼저 소음의 경우에는 운전석에 비해 더욱 적게 느껴진다. 이는 알파드에 적용된 액티브 노이즈 컨트롤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는 덕분에 2열 좌석에 탑승한 내내 소음이 신경을 자극하는 일이 없는 수준이다. 여기에 의전용의 오토만 시트는 시트의 바닥과 만나는 부분에 진동을 흡수하는 전용 마운트까지 적용되어 있는데, 이 때문에 1열좌석에서 느껴졌던 자동차 자체의 떨림이 거의 느껴지지 않는다. 토요타 측에서는 수치 상 1열 좌석에 비해 50% 가량 진동을 줄였다고 하는데, 체감 상으로는 그 이상이다.

하이리무진 능가하는, 이전에 없었던 색다른 럭셔리 MPV
기아 카니발과 같은 미국식 미니밴에 익숙한 우리에게, 알파드는 꽤나 생소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알파드는 하이리무진이 보편화되고 있는 국내의 의전 시장에서 새롭고도 매력적인 선택지로 떠오를 수 있다. 기아 카니발이 미니밴 시장을 홀로 장악하고 있는 국내 시장에서 격이 다른 공간과 격이 다른 2열 좌석, 그리고 격이 다른 효율성과 쾌적함은 고급화되고 있는 미니밴 시장에서, 특히 개인 시장보다는 법인용 의전차량 시장에서 상당히 주목을 끌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토요타 알파드를 경험해보면 이전과는 다른, 완전히 다른 모빌리티의 경험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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