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바이의 미래, 수소로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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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토바이의 미래, 수소로 지킨다?
  • 박병하
  • 승인 2024.03.06 12: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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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세계적으로 탄소중립(Carbon Neutral)기조가 확산되면서 사륜차 뿐만 아니라 이륜차 부문에서도 전동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특히 이륜차는 사륜차 대비 훨씬 작은 크기와 단순한 구조로 구동계를 구성할 수 있어, 이륜차 업계에서는 기존 제조사는 물론, 새로운 제조사들까지 뛰어들며 전동화 경쟁이 치열하게 벌어지고 있다. 

특히 내연기관 이륜차는 50cc의 소배기량이라도 소형 사륜 승용차에 비해 몇 배나 더 많은 일산화탄소와 탄화수소를 배출하는 데다, 대다수가 도시 내 생활권에 몰려 있어, 그 위험성이 더욱 부각된다. 국내에서도 지난 2020년도부터 이륜차에 유로5 규제가 적용되기 시작했으며, 서울시는 오는 2025년도까지 내연기관 이륜차를 100% 전기 이륜차로 전환할 계획을 내놓는 등, 이제 내연기관은 이륜차 부문에서도 사양길에 접어들고 있다. 

하지만 전세계 이륜차 시장의 대부분을 장악하고 있는 일본의 자동차/이륜차 업계는 세계적인 전동화의 물결에 몸을 싣는 한 편, 한 쪽에서는 내연기관 이륜자동차를 사수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리고 이들이 내연기관 이륜차를 지키기 위한 키워드는 다름 아닌 '수소'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의문점이 들 수 있다. 현재 시장에서 상용화되어 있는 수소자동차는 모두 수소를 연료로 하는 연료전지자동차(Fuel Cell Vehicle, FCV)로, 기본적으로는 수소 연료전지로 전동기(모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전기차'다. 하지만 이들이 선택한 방향은 수소 자체를 연료로 사용해서 동력을 생성하는 '수소 내연기관(Hydrogen Internal Combustion Engine)'이다. 

수소 내연기관은 이미 오래전부터 연구되어왔던 방식이다. 지구상에 가장 풍부한 원소인 수소를 연소시켜 동력을 얻으며, 수소(H)가 연소(O)되면 순수한 물(H2O)이 생성되며, 스파크 점화 방식을 사용하는 기존 가솔린 엔진의 구조의 상당 부분을 유지할 수 있어, 과거에는 미래의 엔진으로 각광받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아이러니하게도, 수소 내연기관의 실용화를 막는 가장 큰 걸림돌은 다름아닌, '수소' 그 자체에 있다. 수소는 지구상에서 가장 풍부하게 분포하면서도 가장 '가벼운' 원소이기 때문이다. 가장 가벼운 원소인 탓에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내연기관 대비 '출력 밀도'가 낮아, 같은 설계 기반의 내연기관에 비해 출력이 현저히 떨어진다는 것이 가장 큰 단점이다.

하지만 토요타를 비롯한 일부 자동차 제조사에서는 수소를 직접 연료로 사용하는 수소 내연기관 자동차에 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일본의 자동차 업계가 한데 모여 수소내연기관의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HySE'로 명명된 이 연구단체는 혼다기연공업이 정회원으로, 특별회원으로 토요타자동차가 소속되어 있는데, 이 두 회사는 수소연료전지 자동차를 양산하고 있으며 혼다의 경우에는 이륜차 업계에서 가장 잘 나가는 기업이기도 하다. 이 외에도 가와사키모터스와 스즈키주식회사, 야마하발동기 등, 일본의 4대 바이크 제조사들이 정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그리고 이 HySE는 지난 2023년, 수소를 연료로 하는 소형 모빌리티의 과제 추출을 목적으로, HySE-X1이라는 이름의 수소차량을 개발했다. HySE는 이 차량을 지난 1월 열린 2024 다카르 랠리의 '미션1000(Mission 1000)' 부문에 출전시켜, 클래스 4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한 바 있다. HySE-X1는 다카르 랠리를 통해 수소 내연기관 시스템의 가능성을 보여 준 바 있다. 다카르 랠리의 미션 1000 부문은 수소 엔진이나 전기 및 바이오 연료 하이브리드 등, 탄소 중립을 향한 차세대 파워트레인의 기술 개발을 자동차 메이커에 요구하는 클래스이며, 코스 총 주행 거리는 약 1,000km다.

HySE-X1은 전장 3,530mm, 전폭 2,070mm, 전고 1,700mm의 크기를 갖는 오프로드 경주차량으로, 1,500kg의 가벼운 중량을 지니고 있다. 이 차량에는 배기량 998cc의 수랭 4행정 직렬 4기통 엔진을 탑재하고 있다. HySE는 오는 3월 22일(금)부터 24일(일)까지 치바현 소재 마쿠하리메쎄에서 개최되는 2024 도쿄 모터사이클쇼에 이 차량을 일반에 공개하고, 2024 다카르 랠리 활동에 대한 소개, 그리고 소형화된 수소 엔진의 실현과 보급을 향한 자사의 연구활동을 소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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