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특한 매력 품은 영국식 고급 세단 - 재규어 XF 20d 포트폴리오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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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특한 매력 품은 영국식 고급 세단 - 재규어 XF 20d 포트폴리오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20.02.12 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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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규어의 준대형 세단 XF는 재규어 브랜드의 허리를 담당하는 모델이다. 재규어 XF는 지난 2019년 상반기에 출시 후 누적판매량 1만대를 돌파하는 등, 국내서 판매되는 재규어 양산차 중 가장 인기가 좋은 모델이기도 하다. 재규어의 준대형 세단 XF를 시승하며 그 매력 포인트를 짚어보고자 한다. 시승한 XF는 고급 사양에 속하는 2.0 디젤 포트폴리오 AWD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7,500만원.

재규어 XF는 초대 모델부터 시작된 재규어 디자인의 변화상이 그대로 담겨 있는 모델이자, 현행 재규어의 디자인 언어가 가장 전면적으로 반영되어 있는 모델이기도 하다. 낮게 깔린 느낌을 주는 유연하고도 완만한 실루엣은 오늘날의 양산차에서 느끼기 어려운 우아함을 느낄 수 있다.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호불호가 다소 갈릴 수는 있겠지만 고급 세단이 갖는 품위와 스포츠 세단이 갖는 역동적인 스타일링이 잘 조화된 디자인이라고 본다.

XF의 얼굴은 현행 재규어 세단들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나는 특징을 그대로 담고 있다.  날카롭게 뜬 눈과 거대한 매시그릴, 그리고 의외로 단정하게 마무리된 범퍼 둘레의 디테일은 재규어만의 스타일링 기법을 잘 보여준다. XF의 얼굴은 자사의 세단 라인업 전반에서 공통적으로 발견할 수 있으며, 심지어 SUV 모델인 F-페이스(F-PACE)에도 거의 그대로 적용되어 있음을 알 수 있다. 심지어 XF의 얼굴은 연내 국내에도 출시될 스포츠카, F-타입의 페이스리프트 모델에도 반영되어 있다.

늘씬한 비례미가 일품인 측면은 여전히 우아하고 멋스럽다. XF를 비롯한 재규어 세단들은 브랜드명과 동일한 중형종 고양이과 맹수에게서 볼 수 있는 늘씬한 옆태가 특징적으로 다가온다. 완만하고도 유연한 루프라인은 늘씬한 옆태를 더욱 강조하는 요소로 다가온다. 외견 상 상당히 낮은 루프를 지니고 있기에 내부 공간이 걱정될 정도다. 뒷모습은 일견 단순하면서도 스포티한 감각이 살아 있다. 

인테리어는 단순한 구성을 취하고 있으면서도 수평기조와 함께 승객을 감싸는 형상을 취하는 랩어라운드 스타일을 극단적으로 강조하고 있어, 아늑한 느낌이 강하다. 특히 대시보드 상단에 위치한, 완만한 곡선을 이루는 배니어 트림과 중앙의 재규어 잉곳(Ingot) 엠블럼은 상위 차종인 XJ의 인테리어를 연상케 한다. 대시보드를 비롯한 실내 전반에는 부드러운 질감의 가죽을 아낌 없이 사용하고 있으며, 헤드라이닝은 부드러운 질감의 스웨이드를 적용하여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스티어링 휠은 재규어 모델들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3-스포크 스타일로, 적당한 수준의 그립감을 지니고 있다. 계기반은 LCD화면을 사용하며, 깔끔한 디자인으로 시인성이 높은 편이다. 변속장치는 재규어가 오랫동안 사용해 왔던 다이얼식 변속장치를 사용하며, 센터페시아 하부에는 스마트폰을 수납할 수 있는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 전반적인 수납공간은 그리 넉넉하지 못한 편이라는 점이 다소 아쉽다.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현행 재규어의 터치스크린 기반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다. 오디오는 메리디안의 사운드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운전석은 재규어-랜드로버 차종에서 느낄 수 있는 편안한 착좌감을 경험할 수 있다. 신체를 부드럽게 감싸주면서도 받쳐줘야 할 곳은 확실하게 지지해 주는 질감이 만족스럽다. 편안한 착좌감을 가진 시트는 장시간의 주행에서도 몸을 덜 괴롭게 만들어 주는 원동력이다. 운전석은 8방향 전동조절 기능과 4방향 전동식 요추받침, 그리고 3단계의 열선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하지만 가격대가 상당히 높은 차종임에도 불구하고 통풍기능이 적용되지 않은 점은 아쉽게 느껴진다.

뒷좌석은 낮은 루프라인을 지닌 외견에 비해 넉넉한 공간이 조성되어 있다. 헤드룸이 부족할 것이라는 걱정이 앞섰지만 걱정해도 될 수준은 아니다. 시트 포지션이 약간 낮은 편인 데다, 천장을 교묘하게 파 놓은 구조를 취해 성인에게도 크게 부족하지는 않은 헤드룸을 제공한다. 레그룸도 충분한 수준을 확보하고 있다. 그러나 아무래도 약간의 답답한 느낌을 완전히 지워낼 수는 없다는 점은 아쉽다.

트렁크 공간은 505리터의 용량을 제공하며, 뒷좌석을 접는 기능까지 제공한다. 내부 공간은 돌출부가 많지 않은 편이어서 짐을 싣고 정리하기에 나쁘지 않다. 트렁크 공간의 왼쪽에는 요소수 주입구가 설치되어 있다. 통상 요소수 주입구는 연료주입구 근처에 위치하는 것이 이상적인데 이 부분은 사람에 따라서 다소 불편함을 느낄 수도 있다. 

XF에 탑재된 엔진은 재규어와 랜드로버가 다양한 모델에 사용하고 있는 주력급 디젤 엔진인 2.0리터 직렬 4기통 '인제니움'엔진이다. 시승차에 탑재된 인제니움 디젤엔진은 180마력 사양으로, 180마력/4,000rpm의 최고출력과 43.6kg.m/1,750~2,500rpm의 최대토크를 발휘한다. 구동방식은 상시사륜구동 시스템을 사용하고 있으며, 변속기는 ZF의 자동 8단변속기를 사용한다.

2.0리터 인제니움 디젤엔진을 탑재한 재규어 XF는 디젤 세단으로서 충분한 수준의 정숙성을 선사한다. 엔진 자체의 회전질감이 4기통 디젤 엔진으로서는 상당한 수준이며, 차량 자체의 소음과 진동 억제가 잘 되어 있는 편이어서 스티어링 휠과 페달, 시트 등으로 전해지는 진동의 양이 적은 편이다. 적어도 디젤엔진 차종에 익숙한 이들에게는 파워트레인 소음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일이 크게 없을 듯하다. 이 뿐만이 아니라 하부 소음을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외부 소음 차단에서 꽤나 신경을 쓴 모습이다.

승차감은 대체로 부드러운 편에 속한다. 자잘한 요철을 잘 걸러주면서도 큰 요철에서는 꽤나 든든한 느낌으로 버텨주며 나약한 모습을 쉽게 보여주지 않는다. 전륜 서스펜션의 반응이 꽤나 부드럽게 느껴지지만, 후륜은 다소 탄탄하게 반응하는 편이다. 고급 세단에 요구되는 여유로운 감각을 만끽하면서 달릴 수 있다. 또한 낮은 루프와 다소 작게 보이는 창 크기에도 불구하고 전측방의 시야가 나쁘지 않아 상당히 쾌적한 운행환경을 제공한다.

가속력은 수준급이다. 튼실한 저속 토크 덕분에 초기 가속과 중속 영역에서 제법 시원스러운 느낌의 가속감을 느낄 수 있다. 180마력이라는 수치가 그리 높지 않게 느껴질 수 있지만 실제로 느껴지는 가속감은 상당한 수준이다. 적어도 본격적인 고속주행만 아니라면, 속도를 올리는 데 있어서 큰 불만은 없다. 변속기도 동력을 비교적 착실하게 전달해 주는 느낌이어서 제원표 상의 수치에 비해 꽤나 만족스럽다. 스로틀 반응에 약간의 여유가 있는 편이지만, 운전자의 성향에 따라서는 이쪽이 오히려 다루기 편하게 느낄 수도 있다.

가속페달을 깊게 밟게 되면, 묵직한 느낌으로 힘 있게 달려나가는 모습에서 고급세단 다운 느낌을 받게 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점이 있다면 바로 고속주행에서의 안정감. 상당한 고속으로 주행하고 있어도 차체가 딱히 요동을 치거나 불온한 모습을 좀체 보여주지 않는다. 상시사륜구동의 뛰어난 안정성과 더불어 하체 설계가 고속 크루징을 상당히 고려한 타입임을 알 수 있다. 

코너링에서는 고속주행 만큼은 아니지만, 상당한 수준의 몸놀림을 보여준다. 기본적으로 묵직한 느낌을 주지만, 몸놀림이 딱히 둔중하다고 여겨지지는 않는다. 늘씬한 외형에 어울리는 절도 있는 움직임으로 코너를 진중하게 헤쳐나가는 모습에서 오랫동안 우수한 성능의 스포츠 세단을 만들어 왔던 재규어의 일면을 확인할 수 있다. 시승차인 포트폴리오는 기본적으로 스포티한 주행보다는 고급세단의 감성품질에 치중한 구성을 띄고 있기는 하지만, 적어도 기본은 확실히 지키고 있다는 느낌을 안겨준다. 특히 스티어링 시스템의 질감이 상당히 직관적이고 피드백도 꽤나 충실하게 느껴져서 한층 자신감 있게 차를 다룰 수 있게 한다. 본격적인 스포츠 세단과는 한 발 떨어져 있기는 하지만 자신의 혈통을 증명이라도 하듯이 당찬 움직임을 보여주는 XF는 주행 질감 면에서 상당히 만족스러운 경험을 제공한다.

2리터급 디젤엔진을 사용하는 재규어 XF는 상당한 수준의 연비를 보여준다. 시승차를 기준으로 공인 연비는 도심 12.4km/l, 고속도로 14.7km/l, 복합 12.4km/l이다. 시승중 기록한 구간별 평균 연비는 도심 10.2km/l,  고속도로 16.6km/l로, 장거리 주행에 유리한 디젤엔진의 특징이 잘 드러난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재규어 XF는 재규어만의 고유한 색깔이 잘 드러나는 고급세단이라고 생각된다. 예나 지금이나 쿠페를 연상케 하는 늘씬한 몸매와 더불어 현행 재규어의 디자인 언어가 가장 극적으로 드러나 있는, 독특한 분위기의 외관 디자인은 독일 브랜드 대비 확실한 개성이 나타난다. 또한 재규어만의 독특한 감성이 드러나는 주행질감은 XF를 시승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웠던 부분이기도 하다. 경쟁 차종에 비해 비싼 가격과 다소 타이트한 공간의 실내, 그리고 부족한 편의장비가 못내 아쉽게 느껴지기는 하지만, 자신만의 매력을 가진 준대형 세단을 원한다면 XF는 괜찮은 선택지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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