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에 대한 볼보자동차의 '진심' -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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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기차에 대한 볼보자동차의 '진심' -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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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3.23 1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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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보자동차코리아가 최근 출시한 볼보자동차의 최신형 전기차, C40 리차지(C40 ReCharge)의 미디어 시승 이벤트를 열었다. 볼보자동차의 두 번째 순수 전기차 모델, C40 리차지는 쿠페 스타일의 소형 크로스오버 SUV 전기차로, XC40 리차지의 전기구동계를 그대로 활용한 강력한 성능과 긴 주행거리, SKT가 제공하는 전용의 인공지능 서비스, 그리고 볼보자동차의 우수한 안전기술이 기본적용된 매력적인 구성이 특징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가격은 6,391만원.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는 자사 최초의 전기차인 XC40 리차지의 설계기반과 전기구동계 등을 공유하며, 외관 디자인에서도 XC40을 쿠페화(化)시킨 스타일에 가깝다. 하지만 디테일로 들어갈수록, XC40과는 조금은 다른 방향성으로 디자인된 것을 볼 수 있다. XC40 리차지의 경우에는 내연기관을 사용하는 자동차의 모습이 많이 남아있는 반면, C40은 순수 전기차라는 것을 보다 분명히 하고 있는 모습들이 보인다.

또한 볼보자동차의 C40 리차지는 볼보자동차의 첫 쿠페형 SUV이기도 하다. 따라서 XC40과는 확실하게 차별화되는, 매끈하고 세련된 실루엣을 지닌다. 그러면서도 상당수의 쿠페형 SUV들과는 달리, 상부가 지나치게 작아 보이는 느낌이 잘 들지 않을 정도로 균형 잡힌 형태를 띄고 있다. 여기에 전반적으로 간결하면서도 통일성을 중시한 선과 면 처리를 통해 북유럽 스타일의 가구처럼 깔끔하게 정돈된 느낌을 준다. 단순한 형태를 바탕으로 시각적 안정감을 구현하는 것을 중시하는 스칸디나비안 스타일이 잘 살아 있는 부분이다.

뒷모습에서는 이전까지의 쿠페형 SUV와 다른, 독특한 스타일이 특징이다. 볼보자동차 특유의 테일램프는 한층 가느다란 면발광형 LED를 적용해 세련된 느낌을 살렸고, 테일게이트 상단에 위치한 리어 스포일러 등과 유기적으로 이어져, 대단히 극적인 수평기조를 취한다.

리어 스포일러의 디자인과 배치도 독특하다. 통상적으로는 뒷유리의 상단에 스포일러를 두게 되는데, C40 리차지의 경우에는 뒷유리의 하단에 위치하고 있으며, 상단에도 스포일러 역할을 할 수 있는 구조물을 덧대고 있다. 이는 단순한 멋이 아닌, 실제 공력특서을 개선하기 위해 설치한 것으로, XC40 대비 더욱 낮은 공기저항계수를 갖는데 일익을 담당하고 있다. 그 덕분에 C40 리차지는 XC40 리차지 대비 주행거리가 더 길고, 전력소비효율 면에서도 더 우수하다.

인테리어는 XC40의 것을 거의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 시승한 차량은 최상위 등급에 해당하는 '트윈 얼티메이트' 트림으로, 차분한 블랙 원톤에 파란색의 악센트를 접목한 인테리어 테마가 특징이다. 독특한 패턴의 실내 장식도 눈에 띄는데, 이는 스웨덴 북부 산악 지역인 아비스코(Abisko) 지형에서 영감을 받은 3차원 형태의 반투명 토포그라피(Topography) 장식이라고 한다. 아울러 C40 리차지의 인테리어에 사용되는 마감재는 상당수가 재활용 가능한 친환경 소재 및 재활용된 소재들을 사용하여 차량의 생산 단계에서의 탄소 발자취까지 줄인다.

C40 리차지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은 볼보자동차의 최신형 센서스(Sensus)를 기반으로 SKT와 협업해 개발한 전용의 TMAP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이 적용되어 있다. SKT의 TMAP과 누구(NUGU)가 결합되어 있는 이 시스템은 음성명령으로 차내의 기능들까지 제어할 수 있는 활용성과 더불어, 한국어 화자에 최적화된 음성인식 기능으로 뛰어난 인식률을 경험할 수 있다. 이는 기본적으로 중간 과정이 많아 직관성이 부족한 센서스 시스템의 단점을 보완해 주는 역할도 한다.

기자는 개인적으로 쿠페형태의 SUV를 선호하지 않는다. '멋을 위해 본분을 포기한' 형태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쿠페형 SUV들은 대체로 SUV의 높은 시트포지션을 유지하면서 지붕의 높이를 낮추다 보니, 헤드룸이 협소하여 답답한 느낌을 받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물론 근래에 등장하고 있는 쿠페형 SUV들은 이러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시트포지션을 조정하거나, 지붕의 높이를 덜 낮추고 상부를 보다 풍만한 선형을 그리는 형태로 설계하여 헤드룸 부족을 보완하는 편이다.

이번에 출시한 볼보자동차의 C40 리차지의 경우도 그러한 사례라고 본다. 시트 포지션은 XC40과 큰 차이가 없는 대신, 지붕의 높이를 적정한 선에서 타협함으로써 적어도 세단에 버금가는 수준의 헤드룸을 확보하고 있다. 뒷좌석의 경우에도 크게 답답하지 않은 정도의 실내공간을 확보하고 있어, 체감 상 소형~준중형급 승용 세단과 유사한 공간감을 제공한다. 여기에 상부를 뒤덮은 글라스루프로 개방감을 살려 시각적으로도 덜 답답해 보이게 한 점도 눈에 띈다. 트렁크 공간 역시 부족하지 않은 용량을 확보하고 있다.

C40 리차지는 XC40 리차지에 적용된 것과 동일한 전기구동계를 갖추고 있다. 최고 출력 300kW(408 마력), 최대 토크 660Nm(67.3kg.m)의 성능을 자랑하는 2개의 전동기와 78kWh 배터리팩을 갖춘 C40 리차지는 제원 상 정지 상태에서 100km/h까지 단 4.7초에 주파하는 성능을 제공한다. 이는 고가의 고성능 스포츠카에 버금가는 수준의 가속성능이다. 전기구동계는 동력성능은 물론, 과열되기 쉬운 전동기의 특성을 고려해, 온도를 섭씨 70도 이하로 유지하게 하는 든든한 냉각시스템을 적용해 일관된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했다. 최대 주행거리는 356km다.

C40 리차지에 적용된 전기구동계는 그야말로 0과 1만 존재하는, 디지털 세계와 같은 가속성능과 감각을 전달한다. 변속기가 없는(사실 상 필요도 없는) 전기차의 특성 상, 강력한 가속력이 단 0.1초의 끊김도 없이 전개된다. 가속이 끊기는 순간은 오직 가속페달을 밟은 오른발에 힘이 빠지는 순간뿐이다. 가속페달에 힘을 주는 족족 힘차게 발을 구를 뿐만 아니라 "밟는 만큼 나간다"는 느낌을 문자 그대로 경험할 수 있다. 최초 구동 시점에서부터 최대토크가 터져나오고 변속으로 인한 손실이 없는 전기 구동계의 직관적인 가속감을 온몸으로 경험할 수 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부분이 있다면, 전기차의 특성을 최대한 구현하면서도 '자연스러움'을 느낄 수 있다는 데 있다. 이는 전동기의 운전속도를 제어하는 제어 시스템이 굉장히 정교하게 짜여져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항간에는 전기차의 제작 난이도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전기차의 개발은 의외로 쉽지 않다. 내연기관과 전동기는 토크가 전개되는 특성이 서로 완전히 상반된다. 그 때문에 정교한 제어장치가 뒷받침되지 못하면 심한 이질감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대중 브랜드가 아닌, 프리미엄 브랜드의 자동차는 소비자들의 눈높이가 훨씬 높기 때문에 허들은 더더욱 높아진다.

그런데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는 그 높은 허들을 잘 넘은 것 같다. 전기차 고유의 성능과 특징이 잘 드러나면서도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이질감을 최소화하고 있으니 말이다. 특히 후술할 원 페달 드라이빙 모드를 사용하지 않는 경우에는 내연기관 자동차에 익숙한 운전자라도 누구나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을 정도다. 이 정도로 정교한 제어시스템을 구축했다는 점은, 볼보자동차가 전기차에 '진심'임을 느낄 수 있었던 첫 번째 대목이다.

볼보자동차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던 두 번째 대목은 바로 완벽에 가깝게 구현된 '원 페달 드라이빙'에 있다. 원 페달 드라이빙이란, 차량의 가/감속을 가속페달 하나로 제어하는 방식을 말한다. 조금 거칠게 표현하자면, 놀이동산의 범퍼카를 떠올리면 된다. 이러한 주행방식은 전동기로 구동하는 자동차에서 가장 효율적으로 구현 가능한 것일 뿐만 아니라, 전기차의 주행거리 손실을 줄이는 데 있어서도 큰 역할을 하며, 도심주행에서의 편의성을 크게 올려줄 수 있는 부분이기에 중요한 포인트다.

C40 리차지의 원 페달 드라이빙은 처음 접하는 운전자들도 비교적 쉽게 적응할 수 있도록 설정되어 있다고 본다. 회생제동의 강도가 상당히 강력한 편이기는 하지만 가속페달의 조작량에 따라 가감속이 상당히 부드럽게 제어되며, 운전자의 발재간이 따라준다면, 출퇴근 길에서 브레이크 페달에 오른발을 가져다 댈 일이 거의 없을 정도다. 물론, 돌발상황에서는 당연히 풋 브레이크를 조작해야하는데, 이 때, 풋브레이크 뿐만 아니라 강력한 회생제동이 더해져, 보다 빠르고 안전하게 차량을 정지시킬 수 있다. 

단, 한 가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주행모드 설정의 과정이다. 최근 원 페달 드라이빙을 구현한 쉐보레 볼트 EV의 경우에는 별도의 버튼을 마련해서 운전자가 필요로 할 때 즉시 주행 모드를 전환할 수 있는 반면, 볼보 C40 리차지의 경우에는 센서스의 설정 메뉴에 들어가서 설정을 해야하는데, 이것만 해도 중간과정이 최소 2단계는 된다. 하지만 2세대 XC90의 등장 이래로 강박적으로 물리 버튼의 갯수를 줄여대고 있는 볼보자동차의 행보를 보면, 이러한 설정 방식을 앞으로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추후 업데이트를 통해 이 기능을 SKT 음성인식 시스템과 연동시키는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본다.

그리고 볼보자동차의 진심을 느낄 수 있었던 세 번째 대목은 주행질감에 있다. 여기에는 먼저 언급한 가속감에서 비롯된 부분과 더불어서 차량의 조종성능과 승차감 역시 전기차의 특성을 잘 살리는 한편으로 볼보자동차의 내연기관 자동차들이 가진 느낌을 잘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인상깊게 다가왔다. 볼보자동차들의 주행질감은 대체로 기본기에 충실하면서도 편안함에 조금 더 비중을 두는 경향이 있는데, C40 리차지 역시 그러하다.

조종성능 면에서는 오늘날 전기차의 특성이 잘 드러난다. 휠베이스 안쪽에 가장 무거운 배터리팩을 배치해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무게중심이 확연히 낮은 덕분이다. 이러한 덕분에 크로스오버 차종이라 지상고가 제법 높은 편임에도 불구하고 어지간한 세단이 전혀 부럽지 않은 수준의 안정감을 느낄 수 있다. 이 뿐만 아니라 정교하게 설정된 전동식 파워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에 직관적이면서도 자연스러운 조작감을 느낄 수 있다.

섀시와 하체는 볼보자동차 특유의 강건한 느낌을 충실하게 전달할 뿐만 아니라, 내연기관 자동차 대비 필연적으로 훨씬 더 무거워질 수 밖에 없는 전기차의 특성이 잘 고려되어 있는 느낌을 준다. 차량을 몇 번이고 과격하게 몰아붙여 봐도 끈덕지게 안정된 자세를 유지한다. 이렇게 완성도 높은 섀시는 승차감에서도 좋은 느낌을 전달한다. 전기차를 처음 경험하는 운전자라도 자연스럽고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으며, 상술한 전기차의 특성으로 인해 체급 대비 한결 편안한 승차감을 느낄 수 있다. 약간의 과장을 보태자면, 상위 차종에 해당하는 XC60의 승차감이 부럽지 않을 정도다. 이는 초도개발 당시부터 전기차로의 활용까지 고려한 CMA 플랫폼의 역량이 제대로 드러나는 부분이라 할 수 있다.

C40 리차지는 창사 이래로 지금까지 항상 '안전'에 있어서만큼은 그 누구보다도 진심인 볼보자동차의 다양한 안전기술들이 한가득 담겨 있다. 국내 시장에서 판매되는 C40 리차지는 안전 패키지 인텔리세이프(IntelliSafe)’가 기본 적용되어 있다. C40리차지에 적용된 인텔리세이프는 차량 간 안전 거리와 차선을 유지하는 ‘파일럿 어시스트 (Pilot Assist)와 도로 위 자동차, 보행자 및 큰 동물 등을 인지해 긴급 제동 및 조향을 지원해 사고를 방지하는 시티 세이프티(City Safety), 후진 시 충돌 위험이 감지되면 자동 제동을 지원하는 리어 액티브 브레이크(Rear Active Brake, RAB), 도로 이탈 완화 기능(Run-off Mitigation), 대항차량 충돌회피 기능 등이 적용된다.

이번에 경험하게 된 볼보자동차의 C40 리차지는 단순히 완성도 높은 전기차를 넘어, 볼보자동차가 미래 비전으로 삼고 있는 전기차에 대한 의지를 엿볼 수 있는 차량이다. 강력한 성능과 긴 주행거리를 양립한 것뿐만 아니라 내연기관 자동차와 이질감이 놀라울 정도로 적어, 더욱 만족스러운 전기차의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볼보자동차 C40 리차지는 비록 짧은 시간이었지만, 볼보자동차가 가진 전기차에 대한 진심을 엿볼 수 있는 전기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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