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예 페라리 V8 슈퍼카, F8 트리뷰토를 서킷에서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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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예 페라리 V8 슈퍼카, F8 트리뷰토를 서킷에서 만나다!
  • 박병하
  • 승인 2019.11.27 1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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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탈리아의 스포츠카 제조사, 페라리의 수입/판매를 담당하는 FMK에서 26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경기도 용인에 위치한 AMG 스피드웨이에서 페라리의 최신예 V8 슈퍼카, 'F8 트리뷰토(F8 Tributo)'의 트랙 시승 행사를 열었다. 이번 행사는 페라리의 V8 GT 모델, 포르토피노의 일반도로 시승과 F8 트리뷰토의 트랙 체험으로 짜여졌다.

 

 

이 날 행사장의 주인공은 단연 F8 트리뷰토다. F8 트리뷰토는 지난 3월에 열린 2019 제네바 모터쇼에서 처음 공개된 페라리의 새로운 V8 스포츠카다. 페라리 F8 트리뷰토는‘헌정’이라는 이름에 담긴 의미 그대로, 360 모데나를 시작으로 한, 역대 페라리 V8 스포츠카들의 혈통을 계승하고 기념하면서 새로워진 디자인과 향상된 에어로다이나믹스, 그리고 한 차원 높은 주행 성능으로 태어났다.

페라리 스타일링센터에서 디자인된 F8 트리뷰토의 외관은 스포츠카의 공격성을 한 가득 머금고 있다. 그리고 차체의 선이나 면 하나하나는 모두 ‘공기역학적 특성의 개선’이라는 과제를 달성하기 위한 수많은 연구와 노력의 산물이기도 하다. 따라서 F8트리뷰토는 기존 488GTB에 비해 공기역학적 효율성이 10%나 상승했다. F8 트리뷰토의 외관 디자인은 고성능 퍼포먼스와 공기역학적 효율성이라는 핵심을 강조하는 페라리의 새로운 디자인 철학을 보여준다.

F8 트리뷰토의 낮디 낮은 차체에 몸을 실어 본다. 그런데 신기할 정도로 승하차가 어렵지 않다. F8 트리뷰토와 같이 통상적으로 리어미드십 배치를 사용하는 순수 스포츠카들은 승하차 편의성이 상당히 나쁜 편이다. 왜냐하면 기본적으로 지상고가 매우 낮고, 시트포지션도 그에 따라서 낮아지기 때문이다. 여기에 차체 강성 강화를 위해 골격에 해당하는 부위를 거의 욕조에 가까운 형태로 만들게 되어, 외부와 좌석 사이에 높은 턱이 생기게 된다. F8 트리뷰토는 지상고와 시트 포지션은 매우 낮지만, 그 턱의 높이가 체감 상으로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높지 않아 요령만 있으면 의외로 쉽게 올라 탈 수 있다.

실내는 이전에 시승한 바 있었던 488과 분위기가 크게 다르다. 대시보드 둘레의 디자인이 크게 변화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전히 일상을 위한 자동차라기 보다는 경주차를 떠올리게 하는 분위기로 가득하며, 도어트림과 헤드라이너, 그리고 스티어링 휠에는 알칸타라를 적용하여 그러한 분위기를 더욱 강조하고 있다. 페라리 특유의 노란색 계기반은 보기만 해도 긴장감이 든다.

시트는 착좌감이 매우 단단하며, 탑승자의 몸을 든든하게 붙들어 매어주는 진짜배기 버킷시트에 가까운 질감을 선사한다. 스티어링 휠은 458 이탈리아 이후의 V8 페라리들에서 나타나는, 방향지시등을 비롯해 스티어링 컬럼 레버에 붙어 있어야 할 기능들을 모아 놓은 구성이며, 주행모드 조절레버와 시동버튼이 한 군데 모여 있다.

시동을 걸자, 뒤에 실린 엔진이 우렁찬 시동음을 내뱉으며 깨어난다. 차량이 이미 서킷을 몇 바퀴를 주행한 상태였기 때문에 예열 등의 절차 없이, 좌석 조정만 마친 후 곧바로 트랙으로 진입했다. 488을 트랙에서 시승했을 당시의 기억이 떠올라 바짝 긴장한 나머지 손끝이 바르르 떨린다.

첫 랩에서는 이 날 행사에서 준비된 코스를 숙지하고 차량에 적응하기 위한 웜업 주행으로 진행했다. 페이스를 지나치게 높이지 않고 여유 있는 주행을 진행하며 차량에 적응해보고자 했다. 그런데 반 바퀴 정도를 지났을까. 긴장으로 떨리던 손끝에서 조금씩 긴장이 풀어지기 시작했다. 괴물같은 성능을 품고 있는 V8 슈퍼카임에도 신기할 정도로 주행이 ‘편안하게’ 느껴지기 때문이다.

웜업 주행을 마치고 차를 다그쳐 보기로 했다. 기어박스를 수동으로 조작하며 보다 적극적으로 고회전대역을 사용하고 주행 모드는 스포츠(SPORT)로 변경했다. 그리고 AMG 스피드웨이의 메인 스트레이트로 향하는 마지막 코너의 탈출에서부터 7단 듀얼클러치 F1 변속기의 기어 단수를 타이트하게 내리고 가속 페달에 힘을 주었다. 그러자 F8 트리뷰토는 그 본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가속을 시작하자, 뒤쪽에 실린 엔진의 맹렬한 회전과 함께 낮고 날렵한 차체가 시위를 떠난 화살처럼 앞으로 나아간다. 속도계의 숫자는 마치 ‘슈퍼카의 가속력이란 이런 것’이라고 주장하기라도 하듯, 정신 없이 올라가기 바쁘다. 코너 탈출 속도만 충분하다면 다소 짧은 AMG 스피드웨이의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200km/h에 도달하는 것이 전혀 어렵게 느껴지지 않는다. 게다가 배기량에 비해 매우 높은 출력을 내는 터보 엔진임에도 신기할 정도로 터보 랙(Turbo lag)이 느껴지지 않는다.

또한 상대적으로 저회전에서부터 최대토크가 터져 나오는 터보 엔진의 특성 덕분에 동력을 끌어다 쓰는 것이 한층 손쉽게 느껴진다. 번개 같이 빠른 변속 속도를 자랑하는 F1 듀얼클러치 변속기는 그야말로 “착착 감기는” 직결감이 환상적이다. 그만큼 구동손실도 매우 적어, 그야말로 엔진의 동력을 남김없이 뒷바퀴에 밀어 넣어주는 느낌이다. 이러한 출중한 하드웨어 덕분에 F8 트리뷰토가 0-100km/h 가속에 3초도 걸리지 않는 괴력을 자랑할 수 있는 것이다.

여기에 뒤쪽에서 시원스럽게 터져 나와 헬멧을 쓴 귓전 안까지 파고드는 짜릿한 배기음은 가속을 더욱 통쾌하게 만들어 준다. 특히 터보 엔진임에도 배기음이 지저분하게 울리는 일 없이 깔끔하게 올라가는 덕분에 가속이 더욱 즐겁게 느껴진다. 200km/h의 속도를 마치 제 집 드나드는 듯이 하는 맹렬한 가속력과 시원스런 배기음이 주는 짜릿함이 각별하다.

메인 스트레이트에서 느꼈던 몇 초의 짜릿함도 잠시, 첫 번째 코너가 눈앞에 다가온다. 코너 진입 전 제동을 시도하자 맹렬한 기세로 돌진하던 차가 순식간에 속도를 낮춘다. 흔히들 말하는 “내리 꽂는다”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뼛속까지 체감할 수 있다. 강력한 제동력과 리어미드십 구조의 특성이 맞물려, 코너의 거의 앞에서 제동 및 진입을 시도했음에도 여유롭게 통과해낸다. 그리고 이어지는 일련의 코너에서는 페라리 V8 슈퍼카의 진정한 매력을 경험할 수 있었다.

F8 트리뷰토의 스티어링 시스템은 출중한 응답성을 지녀, 일체감이 뛰어날 뿐만 아니라 조작성도 매우 우수하다. 정말 원하는 만큼 몸을 착착 비틀어 준다. 서스펜션의 세팅도 절묘해서 코너의 방향과 구배에 관계없이 안정감을 시종일관 유지한다. 네 바퀴는 노면에서 떨어질 줄을 모르며, 몸놀림도 놀라울 정도로 가볍게 느껴진다. 선대인 488에 비해 무려 40kg의 무게를 덜어낸 데다, 각종 전자장비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덕분이라고 할 수 있다.

코너 하나하나를 통과할 때마다 손목과 척추를 통해 전해져 오는 일체감이 차를 조종하는 원초적인 기쁨을 몇 번이고 일깨워 주며, 놀라울 만큼 완벽에 가까운 균형감각이 그 기쁨을 배가한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차량을 조종하는 손길 마다 정교하게 제어를 가하는 정교하고 강력한 소프트웨어, ‘페라리 다이내믹 인핸서+(Ferrari Dynamic Enhancer, FDE+)’ 덕분에 운전자의 실수도 상당부분 만회를 시켜준다. 이 덕분에 720마력짜리 괴물 슈퍼카를 운전하고 있음에도, ‘공포감’보다는 ‘자신감’이 훨씬 앞서게 되어 거리낌 없이 마음껏 주행을 즐길 수 있다.

이번 페라리 F8 트리뷰토의 트랙 시승은 실로 각별한 기억으로 남는다. F8 트리뷰토는 그야말로 첨단화의 극을 달리는 페라리의 최신예 슈퍼카다. 지면에 납작 엎드리고 험상궂게 생긴 외모와는 달리, 사람에게는 상당히 친절하다. 그리고 놀 때는 화끈하게 놀아 주면서도, 따라오지 못하는 사람을 챙겨주기도 하는 배려까지 지녔다. F8 트리뷰토와의 만남은 짧지만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멋진 만남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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