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BMW의 럭셔리 쿠페를 만나다 – BMW 8시리즈 시승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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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BMW의 럭셔리 쿠페를 만나다 – BMW 8시리즈 시승기
  • 박병하
  • 승인 2019.11.27 17: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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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MW코리아가 지난 12일(화)부터 자사의 다양한 자동차들을 한 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연례 시승행사를 준비했다. 이 자리에서는 BMW의 다양한 신차는 물론, 자사 기술력의 정수인 M 모델들을 직접 만날 수 있었고, 현재 BMW가 전개하고 있는 ‘전동화’와 ‘친환경’의 기조를 엿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이번 시승행사에는 BMW가 최근 새롭게 출시한 럭셔리 쿠페 ‘8시리즈’를 비롯하여 BMW M 모델들과 BMW의 친환경 파워트레인 ‘e드라이브’와 i 시리즈 모델들을 함께 만날 수 있었다.

이번에 만난 BMW의 자동차들 중 참석한 취재진의 가장 많은 관심을 받았던 차종은 단연 ‘8시리즈’다. 과거 20년 전 등장했던 슈퍼 쿠페, 8시리즈(E31)의 후예이자 포르쉐 파나메라, 메르세데스-AMG GT 4도어 등을 정조준한 신모델이다. 이번에 시승한 8시리즈는 디젤 엔진을 탑재한 4도어 쿠페 모델인 840d 그란쿠페 M 스포츠 모델이다. VAT 포함 차량 기본 가격은 1억 3,500만원.

BMW의 새로운 8시리즈는 첫 대면에서부터 지금까지의 BMW 쿠페 모델들과 상당히 다른 느낌을 안겨 준다. 최신의 디자인 기조가 적용된 8시리즈의 외관은 상당히 세련된 모습을 보여준다. 쿠페 모델과 그란쿠페 모델의 공통점이 있다면 두 차종 모두 늘씬하게 빠진 차체와 함께, 종래의 BMW 쿠페와는 사뭇 다른, 꽤나 극단적인 패스트백형 루프 라인이 돋보인다는 점이다. 기존의 BMW 쿠페는 경쟁사의 쿠페 모델 대비 보다 명확한 3박스형 디자인을 고수하고 있었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특히 그란쿠페 모델의 경우에는 보다 적극적인 패스트백형 루프 라인을 띄고 있다. 기존의 6시리즈나 4시리즈 그란쿠페에서 볼 수 있었던 비교적 명확한 3박스형 차체에서 상당히 벗어난 느낌이어서 더욱 새롭다. 기존과는 달리 유연하게 빚어진 차체 형상 덕에 더욱 매끈하고 볼륨감 있는 모습이 꽤나 인상적이다.

실내는 7시리즈와는 또 다른 감각으로 만들어져 있다. 특히 그동안 사용해 왔던 수평기조 일색에서 벗어난 대시보드 디자인이 눈에 들어 온다. 중앙을 가르는 플로어 콘솔 일체형의 센터 페시아와 더불어 금속질감의 마감재와 질 좋은 가죽을 대량으로 사용하여 더욱 화려하게 꾸며져 있다. 스와로브스키가 디자인한 크리스탈 기어 셀렉트 레버는 화려함의 끝을 보여주며, 테두리를 다이아몬드 컷팅 처리한 i-Drive 다이얼도 더욱 화려한 느낌을 준다.

멋들어진 디자인이 돋보이는 앞좌석의 스포츠 시트는 탑승자의 신체를 지지하는 능력 뿐만 아니라 안락한 착좌감을 양립하고 있다. 질감이 좋은 가죽으로 마감되어 있으며, 쿠션의 경도도 적절하다. 또한 다양한 방향으로 조정할 수 있어, 신체조건에 관계 없이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앞좌석은 좌우 모두 3단계의 열선 기능과 통풍 기능이 내장되어 있다. 뒷좌석은 6시리즈 그란쿠페보다 월등히 넉넉해진 공간과 더불어 좌석의 착좌감도 우수하다. 헤드룸과 레그룸 모두 충분한 편이어서 준대형급 세단에 버금가는 거주성을 경험할 수 있다.

시승한 840d 그란쿠페는 BMW의 직렬6기통 디젤엔진을 사용한다. 이 엔진은 현재 BMW의 준대형급 이상 세단 차종은 물론, SAV 라인업에도 두루 적용되고 있는 직렬 6기통 터보 디젤엔진이다. 이 엔진의 최고출력은 320마력/4,400rpm, 최대토크는 69.4kg.m/1,750~2,250rpm로, 배기량 1리터 당 100마력을 웃도는 고성능 엔진이다. 아울러 직렬 6기통 레이아웃의 강점인 매끄러운 회전질감까지 잘 살린 우수한 설계의 엔진이다.

840d 그란쿠페는 정숙하다. 디젤엔진을 사용하고 있음에도 정차 중 불쾌한 소음이 거의 없고 차내로 흘러 드는 진동도 현저히 적다. 이는 직렬 6기통 레이아웃의 강점인 매끄러운 회전질감이 그대로 드러나는 부분이기도 하다. 정차 중에 들어 오는 미약한 진동은 주행을 시작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사라진다. 주행 중에도 실내로 유입되는 소음이나 진동은 전혀 크지 않으며, 하부 소음도 유럽 출신 치고는 그리 크다고 느껴지지 않는다.

승차감은 기본적으로 매우 편안하다. 동사의 대형 럭셔리 세단인 7시리즈와 비교해도 될 정도다. 물론, 8시리즈의 편안함과 7시리즈의 편안함은 그 속성이 다르다. 세단이 가지는 편안함과 쿠페가 가지는 편안함이 개념은 다르다. 세단에 준하는 여유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쿠페의 낮은 시트포지션과 아늑함이 살아 있는 편안함이라고 요약할 수 있다. 여기에 전/측면 방향의 시야가 세단에 준하는 수준으로 넓고 시원한 편이다. 이 덕분에 8시리즈를 장시간 운전하다 보면, 종종 쿠페가 아닌 ‘세단’에 올랐다고 착각을 하게 된다. 840d 그란쿠페는 고급 승용차에 요구되는 정숙성과 승차감을 상당히 높은 수준으로 양립했다.

가속력은 훌륭하다. 디젤 엔진임에도 스로틀 응답성이 상당한 수준인 데다 저회전 대역에서 강력한 토크가 쏟아져 나오는 엔진의 특성으로 인해 가속 초기부터 기운차게 앞으로 나아간다. 스포츠 모드에서는 특유의 묵직하면서도 박력 있는 엔진 소음이 실내로 흘러 들어와 가속의 즐거움을 더한다. 스텝트로닉 자동변속기는 동력을 충실하게 전달해 주는 느낌이다. 변속 속도도 빠른 편이어서 출발 가속은 물론, 추월가속에서도 끈끈한 동력전달을 보여준다. 고속 영역에 도달하는 것도 그리 어렵지 않게 느껴지며, 디젤터보 엔진으로서는 나름의 뒷심도 있어, 즐겁게 고속 주행에 임할 수 있다. 고속주행 중의 안정감 역시 최상급이다.

코너링 역시 상당한 실력을 보여준다. 5미터를 살짝 웃도는 길이에도 불구하고 진도를 비롯한 서해안 일대의 구불구불한 해안도로를 사뿐사뿐 빠져 나간다. 승차감과 함께 7시리즈 세단과의 차이점이 극명하게 드러나는 부분으로, 덩치에 비해 발놀림이 가볍고 영민하다. 스포츠 세단에서는 느낄 수 없는 쿠페만의 안정감과 조종성이 꽤나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스티어링 시스템은 운전자의 의도를 적시에 전달해 주며, 탄탄한 하체 덕분에 급격한 코너에서도 자신감 있게 주행할 수 있다.

이번에 시승하게 된 840d 그란쿠페에는 BMW의 드라이빙 어시스턴트 프로페셔널이 기본으로 적용되어 있다. 이 시스템은 레이더 기반의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과 전동식 파워스트어링 시스템을 이용한 차선유지 조향 보조 기능을 통해 ‘반자율주행’ 기능을 제공한다. 이 기능은 장거리 주행에서 상당한 편의를 제공한다. 이 외에도 막다른 골목에서 최대 50m까지 자동으로 후진해 빠져나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후진 어시스턴트(Reversing Assistant)’ 기능도 적용되어 더욱 편리한 운행 환경을 제공한다. 또한 최신 리모트 소프트웨어 업그레이드 기능과 BMW 인텔리전트 개인비서 기능, 실시간 교통정보 서비스 기능이 탑재된 BMW 라이브 콕핏 프로페셔널도 기본으로 적용되었다.

BMW의 새로운 고급 쿠페 모델로 등장한 8시리즈는 상당히 만족스러운 경험을 선사했다. BMW의 새로운 디자인 언어가 전격 반영된 내외관 디자인에서부터 최고급 패스트백 모델에 어울리는 우수한 승차감과 정숙성, 그리고 뛰어난 주행질감까지 겸비했다. 이전의 BMW 모델들과는 다른, 새로운 감각과 새로운 경험, 그리고 단단한 기본기까지 두루 갖추고 있다. BMW의 새로운 8시리즈 그란쿠페는 20년전, 뛰어난 성능과 현대적인 디자인, 그리고 럭셔리한 구성을 가졌던 초대 8시리즈를 계승하는 자동차로서 한 점 모자람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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