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최초로 정식 출시되었던 수입 픽업트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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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최초로 정식 출시되었던 수입 픽업트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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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1.14 1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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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하반기 대한민국에 쉐보레 콜로라도가 정식으로 출시되면서 수입 픽업트럭 시장의 문이 다시금 열렸다. ‘다시금’이라는 말이 붙었다는 것은 곧 우리나라에 이미 정식으로 출시되었던 픽업트럭이 존재했다는 뜻이다. 이 픽업트럭은 콜로라도와 마찬가지로 미국에서 건너 온 정통 아메리칸 픽업이었다. 이 픽업트럭의 이름은 ‘닷지 다코타(Dodge Dakota)’다.

닷지 다코타는 지금으로부터 17년 전인 2003년 당시 다임러크라이슬러 코리아를 통해 국내에 정식으로 시판되었다. 닷지 다코타는 현재의 쉐보레 콜로라도나 포드 레인저 등에 상응하는 컴팩트~미드사이즈급의 픽업트럭으로, 동사의 램(RAM) 시리즈와 함께 크라이슬러 계열의 픽업트럭 라인업을 이루고 있던 모델이다.

닷지 다코타는 램 픽업의 축소판에 가까운 외관 디자인이 특징이었다. 닷지 고유의 십자형 그릴과 더불어 컨벤셔널 트럭(Conventional Truck)의 스타일을 모티브로 한, 상부로 돌출된 후드와 하부에 자리한 헤드램프, 그리고 곡면을 강조한 볼륨감 있는 디자인으로 외관을 가졌다. 물론, 헤드램프 하단에 방향지시등이 들어가는 다코타 고유의 디테일은 빠짐 없이 챙겼다.

다코타는 크기 면에서도 지극히 ‘미국스러운’ 면모를 뽐냈다. 길이는 5,485mm, 폭은 1,745mm, 높이 1,820mm로 미국에서조차 당대의 경쟁자들에 비해 더 큰 체구를 자랑했다. 휠베이스 또한 3,330mm에 달해, 풀사이즈 픽업과 진배 없는 프로포션을 지니고 있었다. 이 때문에 마이바흐나 롤스로이스 팬텀이 등장하기 이전까지 국내서 판매되는 수입차종 중 가장 길이가 긴 차 중 하나였다.

미국에서의 닷지 다코타는 레저용도 외에 상용으로도 판매가 이루어지고 있었다. 그 덕분에 다코타는 실로 다양한 엔진 라인업을 보유하고 있었다. V8 엔진만 5종에 이르렀고 심지어 2.5리터 배기량의 직렬4기통 가솔린 엔진도 마련되어 있었으며, 브라질 시장 전용 모델은 2.5리터 OHV 직렬 4기통 디젤엔진이 적용되기도 했다. 변속기는 4단 자동과 5단 수동 변속기가 마련되어 있었다. 하지만 국내 수입되었던 닷지 다코타는 4.7리터 SOHC 매그넘 V8 엔진과 4단 자동 변속기로 구성된 한 가지 사양만 들여 왔다.

국내에 판매되었었던 닷지 다코타는 크루캡 사양으로, 가족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성이 특징이었다. 적재함은 일반형으로 657kg의 최대 적재중량을 가졌다. 닷지 다코타는 적재함의 크기가 기본적으로 큰 덕분에 쌍용자동차의 무쏘 스포츠처럼 적재함 크기와 관련한 논란이 없었던 데다, 처음부터 화물차로 분류되어 세제혜택을 받을 수 있었다. 또한 정통 미국식 픽업트럭답게 강력한 파트타임 사륜구동 시스템을 내장하여 험지 주행능력도 우수했다.

닷지 다코타는 2006년 3세대 모델도 국내에 출시되어 판매가 이루어졌다. 파워트레인 구성은 기존의 4.7리터 V8 엔진과 5단 자동변속기 구성이었으며, 직선적인 감각이 강조된 새로운 외관 디자인과 함께 편의사양을 몇 가지 보강했다.

하지만 닷지 다코타에는 몇 가지 단점들이 있었다. 가장 큰 단점으로 지목되었던 점은 바로 ‘연비’다. 우리나라에 비해 유류비가 월등히 저렴한 미국 시장에서 주로 판매되었던 차종이었던 데다 대배기량 가솔린 엔진을 사용한 탓에 연비 면에서 매우 불리했다. IMF 이래 급격히 뛰어 오른 휘발유 가격으로 인해 휘발유 가격에 극도로 민감해진 국내 시장에서 어필하기가 어려웠던 측면이 있다. 이 때문에 당시 크라이슬러 측에서는 연료 계통을 LPG로 교체해주는 이벤트까지 벌이기도 했다.두 번째 단점은 특유의 투박한 마감과 떨어지는 감성품질을 들 수 있었다. 이 외에도 긴 차체로 인해 도심 운행이나 주차가 불편하다는 단점도 무시할 수 없었다.

하지만 다코타는 닷지 브랜드 내에서 가장 꾸준하게 팔리는 차종이기도 했다. 국내 시판된 닷지 차종들 중 가장 오래, 가장 많이 판매된 모델이다. 닷지 다코타는 출시 첫 해에 235대를 판매했으며, 단종을 맞은 2011년까지 총 1,140대가 판매되었다. 그리고 2011년, 미국 닷지에서 다코타를 완전히 단종시키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게 되었다.

닷지 다코타의 계보를 잇는 중형 픽업트럭은 2019년, 지프의 가계도를 통해 이어지게 되었다. 신형의 JL 랭글러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지프 글래디에이터(Jeep Gladiator, JT)’가 바로 그것이다.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비록 닷지 다코타의 직계 후손은 아니지만, 동급 최상의 견인력과 페이로드, 그리고 효율성을 크게 높인 신규 파워트레인을 통해 세계의 레저용 픽업 시장에 등장했다. 그리고 지프 글래디에이터는 올해 우리나라에도 출시가 예정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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